<2009-09-15 격주간 제708호>
<시 론> 영농4-H회원 농업 전문성 키워야

윤병두 (전 농진청 지방농촌진흥기관 발전기획단장)

농산물 개방화시대를 맞아 우리농업은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농업규모의 영세성은 물론 농업 인력의 노령화는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60세 이상의 노령화된 농업인력이 절반을 넘어서고 있다. 농업의 경쟁력은 그 속에 몸담고 있는 사람의 경쟁력이다. 노령화된 농업인을 대체할 젊은 인력이 유입되지 않는 한 농업의 미래는 어둡기만 하다.
생산에서 유통에 이르기까지 경영과 비즈니스 감각을 지닌 전문농업인력을 확보하는 문제가 농업정책의 최우선 과제다. 그것을 달성하는데 4-H의 역할이 중요하다. 한 조사에 따르면 농업경영인의 80%이상이 4-H출신자라고 한다. 그간 4-H가 후계인력육성의 근간이 되는 사업이었음을 말해준다.
그러나 현재 농촌에 남아 있는 30세 이하의 젊은 층 약 4만 명 중 4-H회에 참여하는 영농회원은 10%도 안 된다. 지도사업의 변화와 맞물려 이들을 체계적으로 지도할 인력이 대폭 감소하고 과제지도와 교육훈련이 부진했던 것이 사실이다.
관광성 해외연수나 단기교육에 의존하는 수준으로는 전문농업인을 길러내는데 한계가 있다.
이런 점에서 이번 한국4-H본부가 영농4-H회원을 대상으로 작목별 선진농장 연수와 유통교육을 통해 전문인력을 육성하고자 하는 사업은 때늦은 감이 있지만 시의적절한 일이다. 이에 영농회원을 대상으로 시대가 요구하는 지식과 경영능력을 겸비한 전문농업인을 육성하기 위한 교육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한다.
첫째, 실적 중심의 일회성 교육에서 탈피해야 한다. 과거의 교육이 양적인 실적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질적으로 개선된 맞춤형 교육이 되어야 한다. 생산에서 가공, 유통,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수료하여 영농현장에 바로 접목할 수 있는 산교육이 되어야 한다.
둘째, 전국의 영농회원을 품목별로 분류하여 철저한 사후관리를 해야 한다. 전국의 영농회원에 대한 정보를 품목별로 분류하고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작목별 유형을 세분화해 정리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교육 수요를 조사해 품목별로 네트워크화 하거나 각종 연구모임과 연계시켜나가는 한편, 해외연수와 정보교류의 장 등을 통해 4-H활동을 활성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셋째, 영농회원 경영자과정 교육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인터넷이 대중화된 요즈음 단기교육으로는 큰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단편적인 기술과 정보는 인터넷을 통해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 있다. 선진농장 입주훈련을 포함한 1~2년 정도의 경영자과정을 개설하여 이 과정을 수료한 회원에 한해 전폭적인 특전을 부여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경영자과정을 마친 회원에 한해 ‘농업기능장’을 수여하여 자긍심을 심어주고 해외연수 기회도 부여하여 전문성을 높여 줄 수 있다. 교육 프로그램은 온·오프라인 교육을 병행하고 선진농장 입주체험교육과 실습과 이론을 겸비한 네덜란드 식 PTC+ 교육훈련모델도 개발하여 도입할 필요가 있다.
4-H회원의 생명과도 같은 과제이수가 부진한 요즈음 영농회원의 기능장 취득과 같은 교육과정은 영농 회원에게 큰 희망이 아닐 수 없다.
성공한 농업인의 공통된 특징은 비즈니스 감각이다. 이들은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로 돈 되는 기술과 정보를 효과적으로 경영에 접목해 성공농업으로 이끌어가고 있다. 후계 전문농업인을 길러내는 길은 영농4-H회를 활성화하는 길이며 이들의 전문성을 키워나가는 방법은 살아있는 교육을 통해 이루어 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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