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9-15 격주간 제708호>
4-H국제교환훈련기 〈1〉- 자연을 사랑하는 나라, 스위스에 가다

정민아 회원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산업인력개발학과〉

넓은 들판과 풀을 뜯는 젖소, 눈 덮인 산과 작고 예쁜 집이 연상되는 스위스는 누구나 한번쯤은 가보고 싶어 하는 곳이다. 단순히 유럽 여행이 아닌 IFYE교환생으로 스위스를 방문했기 때문에 스위스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며 그 속에 담긴 스위스 문화에 대해 자세히 접할 수 있었다. 내가 머물렀던 가정은 평평한 들판, 산의 중턱, 높은 고산지대에 있는 각각 다른 지역에 위치해 있었다. 호스트 패밀리들은 나를 가족처럼 친근하게 대했고, 덕분에 스위스에서 두 달 동안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첫 번째 집은 취리히 공항에서 가까운 Hirzel지역이었다. 넓은 들판에서 젖소를 기르고, 옥수수, 딸기, 완두콩, 양상추 등 많은 채소를 재배하는 가정이었다. 일손을 도와 딸기를 따고 완두콩을 수확했는데, 처음 농가 일을 해보는 나로서는 모든 일이 이색적인 경험이었다. 식사 때마다 마당에서 뽑은 양상추로 직접 샐러드를 만들었는데 이것도 하나의 즐거움이었다. 아담한 3층집과 창문 밖으로 보이는 들판 위의 젖소들, 모든 것들이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아저씨는 건축가였는데 동물농장을 설계하고 직접 건축하는 것을 돕기도 하였다. 그렇게 일주일을 보내자 Incoming weekend가 다가왔다. IFYE교환생으로 스위스를 방문한 다른 나라 회원들과 만나는 2박3일 캠프를 가졌다. 핀란드, 미국, 코스타리카, 타이완, 북아일랜드에서 온 학생들과 모여서 자신의 나라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고, 스위스 가정에서 머문 경험을 나누면서 친해지게 되었다.
두 번째 가정은 Emmental 근처 산 중턱에 있었는데 스위스에서 유명한 Emmental치즈의 원료인 우유를 제공하는 집이었다. 이 가정에는 농가 일을 배우기 위해 1년 동안 학교에서 실습을 나온 스위스 학생이 있었다. 그녀에게서 스위스 농가에 대해 많은 것을 들을 수 있었다. 농가일은 그녀와 이 집의 아저씨가 맡아서 했기 때문에 내가 특별히 일손을 도울 일은 없었다. 대신 이웃집의 식사초대를 받거나, 파티장에 가거나 수영장에 가는 일이 잦았다.
그러던 어느 날 IFYE교환생으로 한국에 머물고 있는 Regula의 어머니에게서 연락이 왔다. 그녀는 나와 희랑언니를 위해 무언가를 해주고 싶다며 Emmental지역의 곳곳을 방문하게 해주었다. 스위스의 아주 큰 초콜릿공장인 Kimbly초콜릿공장에 방문하여 모든 종류의 초콜릿을 먹어볼 수 있었고, Emmental치즈공장에 가서 치즈의 제조과정도 직접 볼 수 있었다. 그리고 open-air박물관에 들러서 스위스의 전통생활방식에 대해서도 볼 수 있었다. Regula의 어머니는 자신도 IFYE교환생으로 미국에 갔을 때 누군가가 이렇게 해주었다며 우리에게 많은 친절을 베풀었다. 많은 스위스 사람들이 원칙을 고수하고 인색한데 반해, 남에게 베풀기를 좋아하는 Regula의 어머니가 존경스러웠다.
이렇게 스위스에 온 지 한 달이 지났을 때 IFYE친구들과 다시 한 번 캠프를 했다. IFYE친구들과 120년이 넘은 오래된 집에서 함께 주말을 보내기로 했던 것. 이 오래된 집은 TV에도 방영된 유명한 집이었는데 희랑언니와 나는 IFYE회원 중 유일하게 침대에서 잘 수 있는 행운을 얻었다. 여기서는 IFYE친구들과 호스트 패밀리와 겪은 어려움 등을 나누며 함께 해결책을 모색하였다. 이 후에는 종종 IFYE친구들과 전화나 엽서로 연락을 했고 가까운 지역에 사는 친구들과 만나서 시내를 구경하기도 하였다.
그렇게 4주가 지나고 세 번째 호스트 패밀리 집으로 이사를 했다. 이 가정은 이탈리아와 근접한 고산지대인 Tenna지역에 있었다. 해발 고도가 1650m였고, 창문을 열면 눈 덮인 높은 산들의 장관을 볼 수 있었다. 이 가정은 작은 펜션을 운영하고 있었고, 태양열 에너지를 이용해 다른 집에 전기를 제공하며 50마리가 넘는 젖소를 가지고 있는 부유한 농가였다.  〈계속〉

목록
 

간단의견
이전기사   <농촌·사회단신> ‘녹차’ 인체에 좋은 성분 다량 함유했다
다음기사   정예전문농업인 육성 위한 선진농장-농업유통교육 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