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9-01 격주간 제707호>
<시 론> 4-H활동과 푸른농촌 희망찾기 운동

이학동 (농촌진흥청 농촌지원국장)

우리 농업과 농촌은 농산물 수입개방, 도·농 소득격차, 젊은 인력의 영농 기피현상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에 새로운 국정패러다임으로 제시된 ‘저탄소 녹색성장’은 우리 농업과 농촌에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고, 국민의 농업과 농촌에 대한 인식도 변하고 있다. 녹색성장 시대의 농업과 농촌은 전통적인 식량공급에서 벗어나 생명산업이자 자연생태, 전통문화가 잘 보존된 쾌적한 정주공간으로서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제 우리 농촌이 쾌적한 삶의 공간으로 발전하고, 농업이 경쟁력을 갖춘 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농업인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공동체적 자립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모든 변화의 중심과 주체는 바로 사람이기 때문이다.
‘푸른농촌 희망찾기 운동’은 농촌에서 실행 가능하고 농업인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세 가지 실천과제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첫째, ‘안전한 농산물 생산’, 둘째, ‘깨끗한 농촌 만들기’, 셋째, ‘농업인 의식선진화’ 사업이다.
먼저 국민의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웰빙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친환경 안전 농산물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개인 또는 작목반별로 생산이력제와 친환경 농자재의 사용 등 실천과제를 발굴하고 실천하여야 한다. 생산과정에서도 농촌생태 환경이 보존될 수 있도록 자연순환농법을 사용하고, 친환경 생산단지를 도시민, 소비자의 농사체험의 장으로 활용함으로써 소비자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깨끗한 농촌 만들기’는 농촌의 자연과 경관을 보존하여, 찾아오는 농촌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지금 일부 농촌지역은 폐농자재, 폐농약병 등의 방치로 자연경관을 훼손하고 환경오염이 가중되고 있다. ‘깨끗한 농촌 만들기 운동’은 마을 지도자를 중심으로 환경오염에 대한 교육과 계도, 주민의 자발적인 참여와 실천을 위한 사업이다.
셋째, ‘농업인 의식선진화’는 농업인, 농업인단체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과 의지를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말이 있다. 자립의지는 농업 경쟁력의 원천으로 농업인 자신이 어떠한 결의와 마음을 가지느냐가 발전의 핵심으로 작용한다.
해외 농업선진국들이 경쟁력을 갖게 된 가장 큰 요인도 농업인의 자율·책임경영과 품목별 조합의 육성 등 공동체적 자립의지에 있었다. ‘푸른농촌 희망찾기 운동’ 또한 농업인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여 지역경쟁력을 높이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 농촌사회는 인구감소와 노령화로 농업인 개개인이 운동의 주체가 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런 점에서 젊은 영농인력이 주축이 되고 있는 4-H회원이 주체가 되어 지역농촌과 품목별 발전을 주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4-H회원은 미래세대인 청소년들이 우리 농업과 농촌의 다원적 기능과 전통문화를 올바로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발굴하고 소개하여 생명, 환경, 전통문화자원의 소중함을 일깨워야 할 것이다.
우리 농업도 이제 세계 농업과 경쟁해야 하는 시점에 있다. 개방화를 미리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글로칼(글로벌+로칼)’ 시대에 제주의 돌하르방, 안동의 하회탈, 김치 등 우리의 전통문화와 전통음식은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우리 고유의 문화자원이다. 4-H회원은 글로칼 시대에 세계무대에 우리 농업과 농촌의 경쟁력을 일구어야 할 시대적 사명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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