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9-01 격주간 제707호>
학생4-H회원 해외그린배낭연수기 〈중〉- 필리핀 국제학교의 다양한 모습 발견해

이은주 회원 〈경북 경주여자정보고등학교4-H회〉

<이 은 주>

7월 23일 방문한 곳은 ELIZAB ETH SET ON 국제학교이다. 국립학교를 방문하였을 때 우리를 맞이 해주는 정도가 귀빈 수준이었지만, 이번 국제학교에선 그리 반겨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우리도 환호해줄 것이란 생각은 하지 않고 있었다. 버스에서 내려 학교를 둘러보는데 역시 학생들의 시선이 따가운 것을 느꼈다. 반겨주기 보단 우리를 신기하게 보는 듯했다.
학교 견학 전 학교에 대한 설명이 있었고, 우리를 도와 줄 친구들이 자기소개를 하고 수업참관을 하였다. 영어수업시간. 우리는 국어시간에 문학과 각종 소설, 시를 배우는데 필리핀에선 영어시간에 그리스신화를 배운다고 한다. 모국어인 따갈로어 시간도 따로 있다. 여러 학생들이 그리스신화를 바탕으로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식으로 수업이 진행되었는데, 우리는 자신의 의견에 대해 말하는 것이 서툴지만 이 학교 학생들은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는 것 같았다.
수업참관을 마치고 학교시설 곳곳을 둘러보았다. 도서관, 과학실, 가사실, 체육관, 수영장 등 학교가 깔끔했다. 교실은 오픈식이었다. 문과 창문이 없어서 처음엔 ‘어떻해 수업을 할까? 다른 반 때문에 방해가 되지 않을까? 혹시 태풍이나 불면 어떻게 수업을 할까?’란 생각이 가득했는데 수업참관을 통해 이 고민들이 싹 가셨다. 수업에 집중한다면 다른 반의 소음 따위 문제가 되지 않았고, 태풍이 불면 학교를 오지 않는다고 한다.
이 학교는 기독교 재단이어서 12시가 되면 미사를 한다. 수업도중 일어나 묵념을 하는 것이다. 처음엔 ‘뭐하는 거지?’하며 어리둥절했지만 현지 학생들에겐 아무렇지 않은 일이라 나 또한 금방 적응했다. 그리고 복도에서 케이크를 만들던 친구들이 있었는데 얼마나 예쁘게 만들던지 나한테 줄 거냐고 물었는데 그 친구들의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표정들이 너무 귀여웠다.
학교의 전교회장인 친구에게 ‘대한민국!’, 337 박수도 가르쳐주었다. 그 친구 또한 우리를 이끌어 주며 많이 도와주었다. 앞서 말했던 우리를 반겨주지 않을 거라고 했던 친구들의 걱정도 견학을 하면서 사라졌다. 지나갈 때 친구들에게 인사를 하면 다들 웃으며 반겨주었고, 우리를 도와준 친구들도 너무 착해서 우리들은 웃으며 다음 장소인 SOUTH VILLE 국제 학교를 방문하였다.
이 학교 또한 국제 학교로서 상류층 학생들이 다니는 곳이라고 했다. 정말 반가웠던 것은 그 곳에서 한국친구들을 만난 것이다. 처음엔 일본인인줄 알고 “사요나라, 니혼진 데스까?”하고 물었지만, 우리의 핏줄이었다.
학교 내에서 유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있어서 한국, 일본, 중국 등 많은 유학생들이 있었다. 심지어 교실이 나라별로 나누어져 있었다. 이 학교는 영국의 한 대학교와 연계되어 있어 이 학교를 졸업하면 영국에 있는 학교를 졸업한 것과 같이 졸업장이 나온다고 하였다. 대학생들도 교복을 입고 있었다.
일정을 마치고 시간이 남아 리잘공원을 방문하였다. 호세리잘은 필리핀의 독립운동가이다. 우리나라로 보면 김구 선생 같은 존재이다. 호세리잘 동상 밑에는 시신이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그래서 경찰 2명이 365일 항시 대기한다고 한다. 중간에 호수도 있고 또 다른 동상도 있는 큰 공원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더위를 식히며 앉아있었다. 그늘에 모여 앉아 있는데 빈민촌 아이들이 우리주변을 서성이곤 했다. 우리들은 그 친구들과 사진도 찍고, 간식도 주고, 다친 부위에 밴드도 붙여주었다.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의 밝은 모습이 보기 좋았다. 저녁을 먹기 전에 봤던 마닐라 베이의 석양은 장관이었다.
7월 24일 방문한 곳은 국제미작연구소(International Rice Res earch Institute)였다. 원래 연구소에 근무하시는 한국인께서 우리를 도와주시기로 되어 있었지만 그분은 일정이 있으셔서 만나지 못하였다. 쌀을 채취할 때 쓰이는 도구들과 우리나라에서 재배되는 쌀이 있었다.
다음으로 방문한곳은 세계 7대 절경의 팍상한 폭포(Pagsanjan Falls)였다. 카누를 타고 폭포가 있는 곳까지 올라가는 것인데 우리를 담당한 두 아저씨들이 얼마나 힘들어하던지 나와 친구는 계속 미안하다며 고개를 숙이곤 했다. 팍상한 폭포까지 올라가는 길에도 작고 큰 폭포들이 있었는데, 나는 이렇게 큰 폭포를 본 것이 처음이었다. 절벽에서 시원하게 떨어지는 물이 너무 예쁘고 신기했다. 팍상한 폭포에 도착하자마자 처음에는 별로 크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뗏목을 타고 폭포 안의 동굴에 들어가는 순간 왜 세계에서 손꼽히는지 알게 되었다. 동굴 안에서 나올 때 폭포를 보며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기에 두 눈 부릅뜨고 폭포를 맞아 가며 소원을 빌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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