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9-01 격주간 제707호>
<제9회 전국4-H회원 사이버백일장 본선 진출 작품> 녹색 농촌의 발전, 그 중심에 서 있을 나를 꿈꾸며…

이  경  미 회원 〈경남 김해 월산중학교4-H회〉

막연하게 농촌을 생각해 보면 넓게 펼쳐진 황금 들녘, 한가롭게 서있는 허수아비 그리고 근처에는 벼이삭을 쪼는 수많은 참새들이 어우러진 가을 풍경이 그려진다.
지난해부터 우리 학교4-H회에서는 텃밭 가꾸기, 농촌체험, 천연비누 만들기, 국화재배 등 이른바 ‘녹색감수성 기르기 체험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해왔다.
지난 6월 방문한 김해시 대동면 신안마을에서는 과학적인 영농을 통해 계절과 상관없이 넓은 화훼단지에서 연중 거베라, 장미를 가꿔 일본으로 수출해 고소득을 올리고 있었다. 과학적인 재배시설을 통한 영농방법으로 고수익의 상품작물을 외국에 수출하여 경제적으로 큰 이익을 얻고 있다는 설명에 농촌은 힘들고 어려울 것이라 여겼던 나의 생각이 고정관념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거베라와 장미하우스에서 잡초를 제거하고, 가지 치는 일손을 도우며 우리가 지금 하는 체험활동이 수출에 한 몫 하고 있다는 뿌듯함에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
11월에는 창원시 대산면 빗돌베기 마을을 방문했다. 빗돌베기 마을에는 내가 사는 곳에서는 볼 수 없었던 많은 나무들, 싱그러운 풀과 꽃들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논두렁을 지나 팜스테이 마을까지 걸어가면서 코끝에서 느껴지는 상쾌한 공기와 곳곳에 주렁주렁 열려있는 소담스러운 감들을 보며 소박하지만 정이 있는 농촌의 따뜻함이 느껴졌다.
4-H회원들이 모두 한곳에 모여 빗돌베기 마을에 대한 설명을 듣는 시간을 가졌는데, 무농약 단감농사뿐 아니라 친환경 쌀농사, 단감으로 와인을 개발해 외국에 수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말씀을 듣고 우리는 함성을 질렀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외국에까지 우리나라 단감을 대중화시켜 지금의 김치처럼 언젠가는 지구촌 모든 사람들이 단감을 사랑하게 될 날이 머지않아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사시간에는 모든 반찬이 꿀맛이었는데, 아마도 친환경 농법를 통해 수확한 것들로 차려진 음식과 소박하지만 부족함 없이 농촌을 꾸려나가시는 분들의 마음 덕분에 더욱 맛있었던 것 같다.
다음 날은 일찍 일어나 단감을 따고 그 자리에서 직접 단감을 맛보며 즐거운 한 때를 가졌다. 모든 체험활동을 마치고 돌아올 때는 헤어지는 아쉬움에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시간에 쫓겨 농촌의 아름다운 자연과 생명력을 느끼지도 못하고 로봇처럼 일하는 도시 사람들이 안타까웠고, 지난 장미 농가에서의 체험과 함께 빗돌베기 마을의 체험활동이 쌓여 농촌을 한층 더 가깝게 느낄 수 있었다.
사실 4-H활동을 하기 전까지는 중학생으로서 다른 것은 신경 쓰지 않고 특목고에 진학하기 위해 오로지 공부가 전부인 학교생활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연한 목표를 향해 거듭 반복되는 일상생활은 심신을 지치게 만들었고, 초점 잃은 자아의 비틀거림은 많은 고민을 안겨주었다. 이런 힘든 시기에 시작한 일이 바로 4-H활동이었고, 그로 인해 많은 힘을 얻게 되었다. 농촌체험활동을 통해 지친 몸과 마음을 극복할 수 있었고 자연, 환경, 생명을 생각하면서 삶의 태도도 조금 변화가 일어났다. 가끔은 맑은 하늘을 바라볼 줄 알게 되었고, 상쾌한 공기의 참맛도 그리워하며 조금이나마 공부에서 벗어나 녹색의 자연과 어우러진 농촌을 떠올리는 시간을 갖는 것이 하나의 여유로 자리 잡았다. 남보다는 나를 우선으로 생각하고 자연과 환경이 훼손되는 여러 가지 행동에 익숙해 있었던 나에게 남을 배려하는 마음과 자연과 어우러진 삶의 여유, 맑고 풍요로운 자연, 자연과 생명이 살아 숨쉬는 농촌에서의 경험은 정말 특별한 선물이었다.
앞으로 자연과 과학이 더불어 발전하고 다함께 풍요로워질 우리의 농촌, 그 곳의 한 가운데 서 있을 나를 꿈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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