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8-15 격주간 제706호>
<지도현장> 농업·농촌의 위기와 4-H가 나아갈 길

<남 윤 길 지도사>

 지난해 1월 농업기술센터에 첫 발령을 받고 4-H업무를 담당한지 어느덧 1년 반이란 시간이 지나가고 있다. 그동안 내가 해온 일들을 뒤돌아보면 진심으로 4-H회를 걱정하고 4-H회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고민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나 스스로 기획하고 새롭게 추진한 일들이라기보다는 선배들이 해왔던 일들의 답습이거나 이미 추진했던 일들의 변형이 대부분이다. 4-H회를 관리ㆍ육성하는 담당자로서 부끄럽게 생각한다. 4-H과제교육과 행사를 기획할 때면 도무지 4-H업무는 적성에 맡지 않는 것 같았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요즘 들어 4-H의 매력에 푹 빠져 있는 느낌을 받곤 한다. 한 달 전쯤 늘 해오던 대로 학교4-H과제교육을 나간 적이 있었다. 회원들에게 4-H서약과 금언에 대해 교육을 하던 중 4-H서약과 금언이 나의 머리와 마음을 뒤흔드는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회원들을 교육할 때만 의무적으로 가끔 읽어보는 4-H서약이었는데, 그간 마음고생의 결과인지 알 수는 없지만 그날따라 4-H서약의 의미가 나에게 들어와 도무지 밖으로 나가지 않는 것이다.
그날 이후 차츰 4-H업무에 재미가 붙었고, 내가 헤쳐 나가야 할 수많은 일들이 내 주위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현재 한국의 농업ㆍ농촌은 여러 가지 위기에 직면해 있다. 특히 4-H측면에서는 미래 한국농업을 이끌어갈 농촌후계인력 부재를 꼽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반세기 동안 최후진국에서 선진국 대열로의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런 급격한 변화는 세계역사상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것이었고, 이러한 변화를 실감하고 있는 곳이 바로 농업ㆍ농촌이 아닌가 싶다. 수많은 농촌 사람들이 직장을 찾아 도시로 떠났고, 그 여파는 농업을 이어갈 후계인력의 부족으로 나타났다.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농촌후계인력을 발굴ㆍ양성하는 4-H회는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할까?
전국 4-H담당지도사 뿐만 아니라 지도교사, 본부(후원)회원 모두 그동안의 4-H활동을 되짚어보고,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어줄 4-H이론과 방법을 찾아내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시점에 놓여 있다. 산업의 재편성과정에서 겪게 되는 농업ㆍ농촌의 변화는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하여 겪어야 하는 과정이며,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국제적 경쟁력을 가진 농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우수한 농촌후계인력의 양성은 매우 중요하다.
농업을 포기한 선진국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다. 농업은 결코 사양산업이 아니며,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서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녹색성장산업이다.
4-H회도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 시대적인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농업을 경쟁력을 갖춘 성장산업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는 사람을 기르는데 노력해야 한다. 농업은 중요한 산업이니까 농업에 종사하라는 식의 막연한 교육은 요즘 젊은이들에게는 의미 없이 들릴 뿐이다. 따라서 4-H회원들에게 특기와 적성을 살리고, 농업에 대한 희망을 불어넣을 수 있는 교육방법을 개발해야 한다.
서두에서도 말했지만 지금 내 주위에는 해야 할 일들이 많고, 이를 해결할 4-H이념이란 강력한 무기가 장착되어 있다. 이 이념을 마음속 깊이 새기고 부단히 노력한다면 당면해 있는 농업ㆍ농촌의 위기쯤은 아무 것도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아산시농업기술센터〉

목록
 

간단의견
이전기사   <농촌·사회단신> 암예방에는 우리 농식품이 최고 밝혀져
다음기사   한국4-H와 생활문화·전통, 농업·농촌 체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