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8-01 격주간 제705호>
<학부모와 함께 하는 도시청소년 농촌체험활동 학부모 소감문> ‘우리 농촌의 소중함 깨닫는 계기’ 감명 받아

김한숙 〈충북 충주시 충주여중4-H회 이재림 회원 어머니〉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충주시 엄정면 탄방 녹색 체험마을로 충주여자중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사랑하는 딸 재림이와 함께 2박 3일간의 농촌체험활동을 다녀왔다.
작은 지방도시 충주에 살고 있는 우리는 조금만 옆으로 눈을 돌리면 다가갈 수 있는 농촌을 이러한 활동을 통해 비로소 관심을 갖게 됐다는 것에 대한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동시에 어린시절 방학이 되면 도시에서 조금 떨어진 외가댁, 이모댁에 먼지 날리는 비포장도로를 버스를 타고 시골마을에서 사촌들과 함께 나룻배를 타고 강을 건너던 추억이 떠올랐다.
농촌활동은 농민들이 가장 많은 일손을 필요로 할 때 농촌에 들어가 일손을 거들고 노동의 의미와 우리 농민의 실정을 체험활동이 되어야 하는데, 행여나 우리가 마을에서 체험활동을 하는 것이 농민들께 누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을 가지고 체험마을에 도착했다
농민과의 교류, 감자 캐기, 폐비닐 수거, 인절미 만들기, 무농약 쌈채 수확 등 우리가 체험했던 여러 가지 활동을 통해 농촌의 모든 현실을 알 수는 없겠지만, 짧은 시간을 보냈음에도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잡초와 감자 잎도 구별할 줄 모르는 우리의 모습이 부끄러웠다. 매일같이 먹는 갖가지 먹거리들의 생산과정과 모습들은 알지도 못하고, 마트와 시장에서 아무런 감사 없이 농산물과 마주했던 것에 대해 반성하는 시간이 됐다.
체험 첫날 저녁 마을분들은 농촌생활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들을 위해 낮에 들판에서 일 하시느라 피곤하신데도 저녁상을 봐주시고, 행사에 참가한 부모들과 아이들을 예전 나의 어린 시절 외삼촌, 외숙모처럼 돌봐주셨다. 비록 내 집에서의 편안함보다는 못할지라도 그분들의 정은 그 어디서도 느낄 수 없었던 행복 바이러스였다.
둘째 날 체험 중에는 감자 캐기와 옥수수 따기가 있었는데, 알곡만 봐온 아이들에겐 푸른 잎들 속에 숨어있는 보석을 찾는 기분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가져본다. 나중에 성장하고 나면 경험해보지 않은 아이들보다 농촌과 먹거리의 소중함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고, 농촌과 함께 할 수 있는 아이들로 자라날 것이다.
밤엔 별자리를 관찰하려고 했는데 날씨가 우릴 도와주지 않았다. 도시에서 보는 흐릿한 별이 아니라 선명하고, 좀 더 반짝이는 별과 벌레소리를 기대했는데 아쉽다.

<아이들이 우렁이 농법으로 벼농사를 짓고 있는 논에 들어가 논우렁이를 잡으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에 절로 웃음이 났다.>

셋째 날, 짧은 체험이 마무리 되는 시간이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돌아서야 할 시간, 그동안 우리 모두를 아무 탈 없이 보살펴주신 모든 분들에 대한 감사의 시간이다.
오늘 우리 농촌은 내가 겪었던 어린 시절 추억 속의 농촌은 아닌 것 같다. 내가 매일 같이 생활하고 있는 도시의 현실과 마찬가지로, 아니 FTA, 수입농산물 개방 등 더욱 치열한 상황 속에 처해있다. 그리고 여러 가지 사회 현안들 중에서 우리 농촌은 항상 차선의 문제로 밀려나고 있다. 이렇게 농촌이 몸살을 앓고 있는데도 같이 걱정하고 고민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끝으로 이번 활동을 통해 인간에게 반드시 필요한 의·식·주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먹거리를 공급해주는 우리 농촌을 위해 동정이 아닌 진정한 관심과 사랑을 되살리길 소망한다.
또 아이들이 우리의 생명을 지키는 농촌을 짧은 시간 체험하면서 느낀 농촌의 진정한 가치와 소중함, 그리고 뜨거운 땡볕 아래서 고생하시는 농민들에 대한 감사함, 먹거리의 소중함을 간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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