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8-01 격주간 제705호>
<제9회 전국4-H회원 사이버백일장 본선 진출작품> 채소엄마 나연이

김나연 회원 〈경남 마산 산호초등학교 4-H회〉

<꽃상추는 날마다 쑥쑥 자랐고, 난 꽃상추의 엄마가 된 것처럼 기분이 좋았다. >
우리 학교에서는 4-H활동으로 채소 기르기를 한다. 이슬비가 온 뒤에 나는 꽃상추 씨를 심었다. 상추가 다 자라면 뜯어서 집에 가지고 가서 부모님께 자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며칠 후 상추 싹이 올라온 것을 보니 너무나 신기했다. 누가 망가뜨릴까봐 집에 가서도 걱정이 되었다.
‘꽃상추야, 제발 죽지 말고 잘 자라라’라며 기도도 했다. 그리고는 날마다 아침 일찍 학교에 와서 물을 듬뿍 주었다.
그래서일까? 꽃상추는 날마다 쑥쑥 자랐다. 자주색 잎들이 바람이 불면 움직이는 게 너무 귀엽고, 나는 꽃상추의 엄마가 된 것처럼 기분이 좋았다.
들깨도 심었다. 선생님께 얻은 작고 동그란 씨앗들을 심고 물을 주었다. 들깨가 자라면서 커다랗게 생기는 깻잎은 삼겹살을 구워서 싸 먹을 때 쓰는 채소이다.
내 들깨도 그렇게 자랄 수 있을까? 꽃상추 심었을 때의 마음과는 또 달랐다.
‘건강한 잎을 가진 들깨로 열심히 키워야지!’라고 생각했다. 그런 다음 들깨에게도 역시 물을 듬뿍 준 후 거름흙도 섭섭하지 않게 많이 주었다.
나는 농부가 된 기분이었다. 또 흙을 만질 때에는 참 편하고 기분이 좋았다. 학원 숙제 걱정도 사라지고 중간고사 시험 걱정도 생각나지 않았다.
나는 집에서도 학교에 두고 온 내 채소가 궁금할 때가 많다. 누가 축구공을 차서 내 채소밭의 꽃상추와 들깨를 망가뜨리지는 않을지 걱정이 될 때도 많았다. 우리 어머니도 내가 다칠까봐 돌봐주시고 걱정할 때가 많다. 그것처럼 나도 내 채소를 걱정하고 보살피는 엄마가 된 것 같다.
나는 이런 소식들을 집에 계시는 어머니, 아버지께 말씀드렸더니 어머니께서는 “오호, 그것 참 기쁜 소식이구나”라고 말씀해주셨다.
아버지께서는 “나연아, 4-H 덕분에 참 좋은 추억을 만들어 가는구나. 채소들을 잘 키워서 먹을 수 있는 크기가 되면 집에 가지고 와. 우리 나연이가 키운 꽃상추랑 깻잎으로 삼겹살 파티하게! 꼭 가지고 와~ 알았지?”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네!”라고 말한 후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그래! 이제 나에게도 새로운 임무가 생겼구나! 그리고 내 능력을 이제야 알아주는구나. 아버지! 꼭 열심히 키워서 아버지, 어머니에게 제일 맛있는 깻잎과 꽃상추를 가져다 드릴게요. 꽃상추와 깻잎이 먹을 수 있을 만큼 자랄 때 까지 기다려주세요!’
그날 이후로 나는 더 부지런히 내 채소들을 돌보게 됐다.
오늘 아침에도 물을 주며 내 꽃상추와 깻잎에게 부탁했다.
“꽃상추 그리고 깻잎아! 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꽃상추와 깻잎이 되어주렴, 알았지?”라고 말이다.
나는 오늘도 어머니가 우리에게 맛있는 음식을 해주시는 것처럼 물과 거름을 내 채소들에게 듬뿍듬뿍 주었다. 꽃상추와 깻잎이 나를 보고 씨익 웃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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