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7-15 격주간 제704호>
<4-H교사이야기> 학교4-H회도 변화에 대비해야

<김동선>

1991년부터 4-H지도교사를 했으니 4-H와 인연을 맺은 지도 어느덧 20년이 되어 간다. 당시 고산상업고등학교에서 4-H활동을 시작했는데 어릴 적에 마을4-H회에서 그룹별로 감자를 심는 형, 누나들 모습이 기억에 있어서 4-H지도교사로 선뜻 참여하게 됐다.
당시에는 학교4-H회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순수하고 농촌의 냄새가 풍기는 학생들이었으며, 주로 학교내부의 잡초를 뽑고, 주변에서 나무를 캐다가 울타리에 심는 일, 농촌 봉사활동 등을 했다. 거기에다 풍물패를 조직하여 이들이 도4-H경진대회에 출전하여 우승을 하기도 했다.
요즘 학교에서의 수업환경을 보면서 문득 옛날 생각이 난다. 찜통더위 속에서 땀에 젖어 쉰 냄새가 나는 옷에 50~60명이 교실에서 수업을 받던 시절과 요즘 에어컨이 돌아가는 쾌적한 교실에서 30여명의 학생들이 수업을 받는 것을 보면서 삶이 풍요로워지고 경제수준이 높아진 단면을 보는 것 같다. 이렇게 시대상황은 많은 변화를 가져왔고 앞으로도 계속 변화해 갈 것이다.
청소년의 의식 또한 많이 변화하고 있음은 모두가 느낄 것이다. 전에는 ‘우리’라는 단어 아래 협동심과 배려심이 있었는데, 요즘에는 ‘에어컨을 켜라, 꺼라’ 등 자기 주장만을 하면서 급우들의 상황은 고려치 않는 개인주의가 팽배해지고 있다.
4-H회원들에게 김 메는 일을 시켜보면 잡초 한 이파리를 엄지와 검지로 잡고 호미는 엉뚱한 곳으로 간다. 물론 요즘 김 메기나 풀을 베는 일은 없을 것이란 생각을 하지만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싫은 일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방과 후에 남아서 화분에 물을 주는 일, 꽃을 심는 일도 마다하지 않을 때는 예쁘기만 하다. 다행히 농업기술센터의 지원으로 견학 및 관찰 등 야외 탐방을 나간다. 이럴 때는 흥이 나는 회원들이다.
앞으로 학교4-H를 어떻게 운영해야 할 것인가? 정말 걱정되고 고민된다. 더구나 학교4-H회는 학생들의 수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더욱 걱정된다. 교육과정은 계속 바뀌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계발활동을 34시간 운영해 학교4-H회도 이 시간을 다 활용했지만, 최근에는 20시간 내외배정, 비전일제(격주 토요일 1~2시간)로 운영하는 학교가 많이 있다. 지속적으로 변화가 있을 것이다. 이렇게 변화하다 보면 학교4-H회는 학교 교육과정 속에서 운영하기 힘든 날이 올 수도 있다.
이제 학교4-H회 운영에 대하여 새로운 방법을 연구·개발하여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4-H계절학교 운영, 회원의 질적인 선발, 학교4-H회(원)와 지역 독농가 및 기업과의 연계교육 및 지원 제도화, 4-H회원 출신자 농업인 특별 지원책, 대학입학 시 부가 점수부여 및 장학금 지급 등 여러 방안을 생각할 수가 있다.
아울러 지도교사들의 역할과 기능을 높이기 위하여 전문교육과 연수기회를 늘려야 한다. 그리고 지도교사들은 수순하고 숭고한 정신으로 지도에 열정을 쏟아 학교4-H회를 활성화하는데 더욱 기여해야 할 것이다.
 〈제주 애월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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