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7-15 격주간 제704호>
<살며 생각하며> 나를 달리게 하는 내 안의 근성

사람들이 내게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어떻게 성공했나요?”이다. 학생들은 나처럼 성공하고 싶다며, 어떻게 하면 멋진 디자이너가 될 수 있냐고 묻는다. 그런데 아직 나는 성공에 대해서 말할 수가 없다. 이미 성공한 것이 아니라 이제부터 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직도 나를 만들기 위해 달리고 있는 중이다.
나는 어려서부터 내 안에 있는 근성을 단단히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우리 집은 부모님께 용돈을 받을 수 있는 형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중·고등학생 때도 용돈을 스스로 벌어야만 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아르바이트를 해서 조금씩 모은 돈으로 홍대 앞 노점에서 옷 장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석 달 만에 쫄딱 망했다.
첫 사업의 실패는 내게 아주 큰 상처여서 그 뒤로 무엇을 시작할 때마다 두려움이 앞섰다. 때마침 친구가 나에게 원단 시장에서 일해 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이모가 동대문시장에서 원단 장사를 하는데 직원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나는 우선 원단부터 배우고 그 다음에 옷을 만들어 보자 결심하고 월급 40만 원을 받으며 그곳에서 일했다. 사실 40만 원을 받고 일한다기보다 40만 원을 받으며 일을 배운다는 생각이 더 컸다. 훗날 내 가게를 열기 위해 40만 원 중에서 20만 원을 따로 떼어 적금을 부었다. 또한 남은 20만 원 중에서 6만 원으로는 영어학원에 등록해 일이 끝나면 공부를 했다. 그때의 26만 원이 지금의 ‘제너럴 아이디어’와 나를 만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때부터 나는 내 꿈과 미래에 대해서 상상하기 시작했다. 5년, 10년, 20년 후를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5년 후엔 무엇이 되리라는 계획을 세우고 그 그림을 거꾸로 그려 보면 지금 준비하고 배워야 할 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인 계획이 나온다.
그런 뒤 큰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잡으러 달려간다. 그러니 상상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그래서 나의 공책에는 ‘최범석 5년 계획’이 적혀 있다. 그 계획 중에 가장 우선은 내년 2월에 있을 뉴욕 컬렉션 참가다.
그리고 5년 계획이 어느 정도 그려졌을 때 다시 10년 계획을 세울 것이다. 돈이나 명예를 얻는 것보다 목표를 달성했을 때 가장 행복하기 때문이다. 뉴욕 컬렉션은 내게 너무 큰 무대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난 해낼 것이다. 그래야 내가 산다. 해내지 못하면 화병으로 죽을 것처럼 내 안의 근성이 나를 멈추지 않고 달리게 한다.
 〈최범석/「좋은생각 사람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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