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6-15 격주간 제702호>
<지도현장> 대중과 함께하는 4-H 준비해야

<조 승 현 지도사>

2004년 2월 14일 대전광역시농업기술센터에 첫 발을 내딛은 날이었다. 첫 출근의 설렘과 기대감에 차 있던 나는 모든 것이 새롭고 낯설게 느껴지는 신입 농촌지도사였다. 친절하게 대해주시는 직원들 덕에 낯설던 직장생활은 하나하나 나의 인생의 보금자리로 자리를 잡아 갔다.
처음 맡은 업무는 인력육성분야의 농촌지도자 업무. 지금도 그 업무를 맡고 있고, 현재는 4-H업무를 2008년 7월부터 같이 맡게 되었다. 4-H업무를 맡은 지는 얼마 되지 않지만 유독 4-H라는 문구가 나에게는 친숙하게 다가왔다.
대학교 시절 잘 아는 선배가 대학4-H동아리 회장이었다. 나는 그 동아리에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선배의 소탈한 웃음과 막걸리 한잔에서 나오는 시원한 입담을 회상하면 절로 미소가 나온다.
그 시절에는 4-H라는 의미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단순히 농촌봉사활동 동아리 정도로만 인식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직장에 들어와서 4-H라는 이념과 의미에 대해 그나마 조금 알게 되었다. 4-H이념인 지(智)·덕(德)·노(勞)·체(體). 단순히 의미만 부여하면 지는 머리, 덕은 마음, 노는 손, 체는 건강을 의미한다. 그럼 이 4-H라는 문구가 우리에게 주는 또 다른 의미는 무엇일까?
4-H는 과거 청장년들이 한 마음으로 우리 농업·농촌을 지키고 가꾸어 나가기 위해 구성된 단체이다. 그 당시 4-H를 담당했던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4-H회원들과 한솥밥을 먹고, 한 이불에서 자고, 새벽닭이 울 때까지 같이 지내는 날들의 연속이었다고 한다. 만약 지금 나보고 그렇게 하라면 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본다. 물론 지금과 그 시절의 흐름은 변했지만, 그 당시의 담당지도사와 4-H회원들 간의 끈끈한 열정은 마냥 존경스럽다.
현재 우리 4-H회원들은 과거 선배들이 만들어 놓은 길을 걸어가고 있다. 급변하는 시대의 흐름 속에 과거의 모습들을 쉽게 찾아볼 수 없지만,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4-H 네잎클로버의 정신이다. 클로버는 우리에게 행복, 건강, 행운, 평안 등 많은 의미를 부여한다. 어느 마크를 보더라도 이만큼 간결하고, 강건하면서 많은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없을 거라 생각한다.
과거 선배들의 노력 속에 빛났던 4-H는 시대의 변화 속에서 또 다른 의미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과거 4-H가 젊은 청춘의 열기로 도전하는 모습이었다면, 앞으로의 4-H는 그 의미를 4-H인의 소유만이 아닌 대중 속으로 다가갈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스스로의 울타리 안에 갇혀 지내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4-H를 알림으로써 4-H가 발전하고 확대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우리가 늘 마음속에 잊지 말고 지녀야 할 것은 네잎클로버의 모습과 지·덕·노·체 4-H이념을 각자 마음속 깊이 새기고 그대로 행동해 나가는 것이 4-H인으로서의 의무가 아닌가 생각한다.
끝으로 지도공무원과 4-H회원과의 관계는 단순한 업무관계를 떠나 형, 동생, 친구관계로 다가갈 때 과거 선배들의 모습처럼 그 열정을 이어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허물없이 서로의 마음을 나눌 때 더욱 따뜻한 4-H가 되리라 믿는다.
우리 대전광역시4-H회원은 물론 전국 4-H회원들에게 화이팅을 제안해 본다.
 〈대전광역시농업기술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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