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6-01 격주간 제701호>
<4-H교사이야기> 회원들 위해 지도교사가 앞장서야

<김종응>

농작물은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다고 한다. 농부가 얼마나 자주 그리고 정성을 다하여 보살피느냐에 따라 그 결실의 정도에 차이가 결정된다는 말이다.
이 나라의 미래를 짊어지고 갈 학생4-H회원도 이와 마찬가지로 지도교사의 열정과 사랑을 먹고 성장 발전해 간다고 생각한다.
학교업무가 전산화되고, 개별화되면서 업무량이 증가해 부가적 업무로 인식되는 4-H회 운영을 서로가 맡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어 많은 단위 학교에서 학기 초에 4-H회를 담당할 지도교사를 배정하는 것에도 어려움이 따른다고들 한다. 새로운 씨앗을 파종한다는 즐거운 마음으로 4-H업무를 담당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학기 초에 여러 가지 일로 시간에 쫓기고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학교 뒤편에 설치된 하우스를 자주 찾는다. 작은 포토와 화분에서 자라는 각종 화초와 식물들은 내가 관심을 표한 만큼 아름답게 성장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고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파릇파릇한 새싹을 보고 있노라면 내 마음도 파란 쪽빛으로, 새싹의 푸른빛에 물들어간다.
올해에는 어떤 꽃으로 아이들과 생활해볼까? 내년에는 어떤 사업으로 아이들과 만나볼까? 이번에 근무하는 학교에서는 어떠한 특색사업을 진행해 볼까?
1994년 당진상업고등학교에서 처음 4-H회를 맡으면서 시작한 4-H지도교사 활동이 벌써 16년째다. 매년 4-H지도교사를 자청하여 맡으면서 타성에 젖지 않기 위하여 스스로에게 새로운 과제개발을 요구하여 왔다.
초창기에는 많은 학교에서 풍물지도를 한다고 하여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외부강사의 도움을 받아 풍물과제를 진행하였고, 그 다음에는 자연보호, 등산, 봉사, 연중 꽃 피는 학교 조성 등 다양한 과제를 진행해 왔다.
그러나 가장 가슴이 아픈 것은 학교를 옮기고 나면 4-H활동이 소극적으로 변했다는 소문을 들었을 때다. 후임 교사에게 인수인계를 잘 하지 못한 나의 탓이라고 자책 해보지만 아쉬움을 지우긴 힘들다.
작년에 서산고등학교로 근무지를 옮기면서 연중 꽃피는 학교 조성 사업을 오세종 지도교사와 함께 전개하였다. 베고니아, 메리골드, 사루비아 등 화초 2000본을 식재하고, 서산시농업기술센터의 도움으로 금관화, 부처꽃, 천일홍 등 다양한 화초를 재배해 가을에는 국화 500본과 분경 등 과제작품 전시회를 개최하였다.
올해에는 미래의 농업주체인 학생들에게 특용작물 및 우리 농산물에 대한 인식을 제고시키기 위하여 블루베리(북부하이부시) 묘목을 구입하여 회원 1인 1화분 가꾸기 사업을 진행 중이며, 우리 농산물 가꾸기 사업으로 학교 운동장 옆 텃밭에 옥수수, 땅콩, 단호박, 목화 등을 재배하고 있다.
포토에 씨앗을 파종하여 이식하는 과정을 체험하면서 회원들에게 농부의 마음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계기가 되었고, 장차 성인이 되어 우리 농산물을 애용하는 국민으로 성장해 갈 것으로 기대가 된다.
 〈충남 서산시 해리면 서산고등학교〉

목록
 

간단의견
이전기사   <농촌·사회단신> “올 여름 무덥고 집중호우 많아질 것” 예상
다음기사   지역4-H조직 활성화 위한 발전모델 육성으로 재도약 모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