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6-01 격주간 제701호>
<시네마&비디오> 터미네이터 : 미래전쟁의 시작

기계와 다른 인간의 따뜻함

1984년 ‘터이네이터’ 1편이 나오고 나서 무려 25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또 다른 ‘터미네이터’가 만들어지고 있다. 이미 1편에서 예견되었던 핵전쟁은 일어나지도 않았고 타임머신이 존재하는 2019년은 10여년밖에 남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어도 아직까지 ‘터미네이터’가 사랑받을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인간에 대한 탐구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항상 기계인간 ‘테미네이터’는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감성에 무릎을 꿇었다. ‘터미네이터 : 미래 전쟁의 시작’ 역시 그 커다란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
서기 2018년, 핵전쟁이 한바탕 휩쓸고 간 지구는 폐허가 된다. 핵전쟁이 끝나고 보호프로그램인 ‘스카이넷’은 인간이 가장 위협적인 존재라고 판단, 터미네이터를 만들어 인간들을 제거하기 시작한다. 이로써 또 다른 전쟁, 바로 인간과 기계의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생존자들은 저항군을 결성해 ‘터미네이터’에 맞서보지만 역부족이다. 이런 저항군들의 지도자 ‘존 코너(크리스천 베일)’는 라디오 채널을 통해서 저항군에게 터미네이터의 특성과 제압하는 방법들을 알려주며 리더로서의 자격을 갖추어간다. 엄마 ‘사라코너’가 준비시켰던 일들을 존 코너가 해가고 있던 것이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존 코너’가 ‘터미네이터’가 자신의 아버지 ‘카일 리스(안톤 옐친)’를 제거하려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 시작된다. 그런데 그 ‘카일 리스’라는 인물은 이번 시리즈에서 새롭게 등장한 인물 ‘마커스 라이트(샘 워싱턴)’와 만나면서 이야기가 꼬이기 시작한다. 바로 ‘마커스 라이트’라는 인물은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사형을 당하는 것으로 묘사되기 때문이다. 새로운 시리즈는 바로 ‘마커스 라이트’라는 인물에 대한 궁금증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그리고 ‘존 코너’와 ‘마커스 라이트’의 오해와 우정이 이 영화의 뼈대가 된다.
1편에서는 악당으로 2편에서는 친구로 등장하는 T-800, 영화 중반에 CG로 잠시 모습을 보이는 ‘아놀드 슈왈츠제네거’를 잃어버린 영화 ‘터미네이터’는 바로 ‘마커스 라이트’라는 대리인을 등장시킨다.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인간의 감성을 가지고 있는 기계 ‘마커스 라이트’는 마지막까지 인간으로 남기 위해서 최선을 다한다. 바로 주인공 ‘존 코너’를 살려내는 것이다.
인간을 고민하는 기계 ‘마커스 라이트’는 ‘터미네이터’ 시리즈가 항상 고민해왔던 인간의 본성의 문제를 보여준다. 인간만이 따뜻하고 심장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다. 그것은 어떤 기계도 가질 수 없는 오직 인간만의 특징이다. 〈손광수 / 시나리오 작가〉

목록
 

간단의견
이전기사   <농촌·사회단신> “올 여름 무덥고 집중호우 많아질 것” 예상
다음기사   지역4-H조직 활성화 위한 발전모델 육성으로 재도약 모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