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5-01 격주간 제699호>
<시 론> 아동·청소년정책 변화와 청소년단체 역할

권일남 (명지대 청소년지도학과 교수)

현 정부 출범에 따라 단행된 조직개편은 청소년계에까지 지각변동의 엄청난 파장을 일으켜 긴장감이 지속되고 있다. 아동복지법과 청소년관련법의 통합당위성이 있는가의 논의보다는 기형적인 조직통합의 결과로 인해 보건복지가족부 조차 조직 불안정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통합논리를 보면 아동과 청소년정책 대상의 유사성과 양 정책의 분절적, 독립적 추진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개선하고 아동정책과 청소년정책을 통합함으로써 출생에서 자립까지의 생애 전반기 정책에 대한 통합적 정책을 펴고자 함을 제기하고 있다.
아동·청소년정책의 통합쟁점은 아동과 청소년의 개념과 연령에 대해 독립적 대상이 아닌 결합된 개념으로 보아야 하며, 전달체계는 중심축이 없는 아동을 청소년조직의 전달체계에 통합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아동·청소년 전문인력체계를 정비하면 전담인력을 통합적으로 지원할 수 있으며, 민간전달체계인 아동과 청소년단체도 아동과 청소년에 종합적인 서비스체계를 지원하도록 해야 한다는 구상을 표명하고 있다.
아동과 청소년의 발달 특성과 사회적 지향점이 다른 대상을 하나로 통합할 수 있는가의 문제는 여전히 숙제로 남게 된다. 하지만 아동과 청소년정책의 통합추진은 얼마간 지속될 것이기에 청소년단체 역시 대상과 사업방향 그리고 목표의 핵심을 고려하여 어떻게 변화를 해야 할 것인가의 고뇌는 필요할 것이다.
정책변화 때마다 청소년단체는 자발적이고 독자적인 위치를 확보하지 못하고 외풍에도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였다는 점은 청소년단체의 사회적 역할에도 불구하고 임무, 기능, 사업의 정당성을 인정받지 못하였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하지만 미래 사회는 청소년이 역량이 있어야 함을 요청하고 있다. 그래서 OECD의 DeSeCo에서는 청소년이 지적도구활용, 사회적 상호작용, 자율적 행동의 역량을 갖추어야 함을 강조하면서 청소년단체가 청소년들에게 핵심역량을 갖출 수 있는 힘을 부여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과거의 청소년단체는 청소년에게 여가와 체험의 기회를 산술적으로 제공하는 장소였다면, 앞으로는 청소년이 단체활동을 통해 개인이 사회인으로서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조건인 역량을 갖추는데 기여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아동과 청소년의 통합은 새로운 시장이 열린 반면 또 다른 압박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기존의 관념적이며 보편적 활동으로는 청소년이나 아동 모두에게 호평을 받지 못한다. 사회적으로 성숙한 인간성을 회복하고 유능한 역량을 갖추기 위해서 청소년단체는 아동이나 청소년 모두에게 그 시기에 반드시 필요한 힘을 키울 수 있는 활동을 전개해 주어야 한다.
청소년단체가 아동과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을 유도하기 위해서 아동에게는 건강한 가족과 사회성을 획득하고, 청소년에게는 참여와 진로 그리고 성취를 통한 자립의 기회를 제공해 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청소년단체 스스로 아동이나 청소년의 대상에 따라 차별화되고 특성화를 도모하는 프로그램과 색깔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 또한 지역을 대표하면서 토착적인 기반을 마련하는 고리가 강화돼야 한다. 지역에 기반하는 청소년단체가 됨은 수요자 중심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단체로 전환되어짐을 의미하며, 청소년에 맞춤을 제공하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힘이 있음을 말해 준다. 동시에 아동이든 청소년이든 이들이 자신의 삶을 바르게 인식하는 기회자가 되도록 가정, 학교, 사회와 긴밀한 연계가능성을 추구하고 협력하는 네트워크를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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