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4-15 격주간 제698호>
<학교4-H 탐방> 4-H활동을 한단계 끌어올린 살아있는 환경보전 실천

전남 영암 구림공업고등학교

<최진철 교장>

“왕인박사 유적지와 학교 주변 일대 환경정화활동을 위주로 한 봉사활동과 생활공예 기법 등 체험학습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학교의 4-H활동 역사가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회원들 간에 마음이 잘 통하고, 자발적인 봉사정신을 다져서 보다 다양한 활동을 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깁니다. 지켜봐주세요.”
구림공업고등학교4-H회 박양순 회장의 말에서 다부진 각오와 포부가 느껴진다.

폐지 활용한 친환경공예품 만들기

기자가 찾은 곳은 전남 영암에 위치한 구림공업고등학교(교장 최진철). 환경보호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는 이상균 지도교사는 일상생활에서 나오는 재활용품과 쓰레기를 이용한 생활공예품 만들기를 통해 4-H학습활동을 친환경적인 측면에서 접근했다.
“환경을 보호하고 가꾸어야 한다는 생각은 누구나 머릿속에 가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실천이지요. 학생들 스스로 환경보호의 중요성과 생활쓰레기 재활용의 가능성을 직접 체험하는 교육을 연구하던 차에 재활용품과 쓰레기를 이용한 친환경 생활공예품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유치원생부터 성인까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으로 파쇄기에서 나오는 폐지를 활용하기로 했다. 버려진 폐지를 모아 지점토 활용기법으로 공예품을 제작하니 경제적 부담도 거의 없고, 제작방법도 단순해 지역 사회단체에 적극 홍보한 결과 마을 단위로 직접 제작해보고 싶다는 요청을 받기도 했단다.
파쇄기에서 나오는 폐지를 활용하기까지는 물론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다. 처음에는 신문지를 물에 불려서 지점토를 만들었는데 잘게 찢는 작업에 많은 시간이 걸리고, 제작과정에서 학생들의 반응도 썩 좋지 않았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지점토를 구입하는 것도 가격이 비싸 다른 묘안을 찾아야 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교무실의 파쇄기에서 배출되는 엄청난 분량의 종이 쓰레기들이 버려지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이를 이용하게 됐다.
“무심코 쉽게 버려지는 생활쓰레기가 종이화분, 탁자, 진열장 등 각종 공예품과 장식물로 재탄생되는 과정이 병든 지구를 아름다운 지구로 바꾸는 작지만 소중한 실천운동입니다”라고 강조하는 이 지도교사는 무엇보다 학생들이 재활용의 지혜를 생각해보는 살아있는 환경교육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학습모델로 보급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학교4-H과제활동으로 ‘숯공예 작품 만들기’를 하고, 회원들의 작품을 교내에 전시했다.>

<정화활동을 하며 봉사의 의미를 되새기는 구림공고4-H회.>


‘왕인문화축제’ 봉사활동 전개

1600년 전 백제 때 일본으로 건너가 아스카문화를 꽃피우게 한 왕인 박사를 기리는 의미에서 매년 4월마다 개최되는 영암지역축제인 ‘왕인문화축제’가 열리면 구림공고4-H회원들은 도우미로 나선다. 미아 찾기 명찰 달아주기, 장애인을 위한 휠체어 대여, 행사장 주변 환경정화활동, 어린 아기와 축제장을 찾은 부모를 위해 유모차 대여 등 영농회원들과 연합해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친다. 올 가을에는 미니국화를 재배해서 좋은 작품을 선별해 가을철 농업기술센터 주관으로 열리는 ‘왕인국화축제’에 출품할 계획이다.
사실 구림공고에는 4-H회가 이미 오래 전에 조직이 돼 있었지만, 활동이 거의 없어 명맥만 유지할 정도로 잊혀져 가는 동아리로 그 위상이 축소되고 있었다. 하지만 작년 이 지도교사가 이 학교에 부임하면서 조직을 새롭게 재정비하고 활동영역을 조금씩 넓히다보니 회원들의 관심도 부쩍 늘었을 뿐만 아니라 자발적인 참여가 눈에 띠게 높아졌다.

4-H이념 교육에 중점

구림공업고4-H회가 올해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4-H이념교육을 강화하는데 있다. 회원들에게 아직 체계적으로 4-H이념교육을 못한 것 같아 그 점이 항상 아쉬웠기 때문이다.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연구해서 즐겁고, 창조적인 4-H활동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또 장기자랑 팀을 구성해 전국대회 상위 입상을 목표로 하고, 반응이 좋으면 지역축제에도 참여할 생각이다. 회원들은 일주일에 세 번 있는 방과 후 학교 활동시간을 주로 이용해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농업기술센터에서 공모한 학교4-H과제활동 지원사업에 ‘숯공예 작품 만들기’ 사업을 신청해 200만원의 지원을 받았다. 외부강사를 초빙해 이론과 실습을 익히고, 회원들이 서툴지만 정성스런 솜씨로 만든 작품을 전시해 교내 학생들과 즐거움을 함께 나누었다.
올해 초 전남4-H후원회 주관으로 열린 제1회 전남4-H지도교사 종합과정 직무연수에 참가한 이 지도교사는 “프로그램이 알차게 짜여지고, 훌륭한 선생님들이 많이 참여해 많은 정보를 교환할 수 있어서 좋은 기회로 삼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도교사 승진가산점제도 시행으로 전남지역의 4-H지도교사들이 이 부분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데, 자발적이고 헌신적인 봉사정신이 있다면 제도의 문제는 나중이라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정동욱 기자·just11@4-h.or.kr〉

<구림공고4-H회는 영암 지역축제인 ‘왕인문화축제’에서 미아찾기 명찰 달아주기 등 봉사활동을 펼친다.> <회원들이 파쇄기에서 나오는 폐지를 활용해 직접 만든 허브화분. 구림공고4-H회만의 특색있는 과제활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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