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와 사람이 만들어내는 통쾌한 한판
얼마 전 ‘워낭소리’라는 영화를 통해 인간과 소가 얼마나 가까운 동물인지, 그리고 소가 얼마나 온순한지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2009년이 소의 해인만큼 소에 대한 관심도 많이 갖게 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소가 온순하다고만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오는 27일부터 31일까지 5일간 경북 청도군 청도 상설소싸움경기장에서 펼쳐지는 ‘2009 청도소싸움 축제’에서는 물러나지 않고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서는 우리 소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소싸움은 농경문화가 정착되던 시기 목동들이 망중한을 즐기기 위한 즉흥적인 놀이로 시작해 차차 그 규모가 확산돼 부락 또는 씨족단위의 세력을 과시하는 장으로 이용됐다. 일제 강점기에는 민족 단합을 억제시키기 위해 이를 폐지시켰으나, 그 명맥을 조심스럽게 이어오다가 1970년대 중반부터 고유의 민속놀이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지난 1990년부터 영남 소싸움대회를 시작으로 매년 3·1절 기념행사로 자계서원 앞 서원천변에서 개최되던 소싸움이 해마다 규모가 커져 청도소싸움 축제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큰 대회가 됐다.
대회 초기에는 소의 크고 작음에 구애받지 않고 경기를 치렀지만, 근래에 와서 소 체급에 따라 특갑(821㎏이상), 갑(751~821㎏미만), 특을(706㎏~751㎏미만), 을(661㎏~706㎏미만), 특병(626ks~661㎏미만), 병(600㎏이상~626㎏미만)으로 나눠 경기를 진행한다. 싸움소가 대결 중 머리를 돌려 달아나면 패배하는 것으로 경기시간은 제한이 없으며 각 경기는 조별 토너먼트로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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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마리 싸움소의 대결을 숨죽이며 바라보는 수많은 인파들. 현장에서 느끼는 그 긴장감은 어떤 말로도 표현하기 힘들다.> |
소들은 일단 싸움이 시작되면 뿔치기, 머리치기, 배치기, 목치기, 뿔 걸어 당기기 등 다양한 기술을 구사하며 힘을 겨뤄 승자를 가리게 된다.
소의 뿔끼리 부딪힐 때의 둔탁한 소리와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머리를 맞대고 힘겨루기 하는 모습은 관람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을 긴장과 환호의 도가니로 몰고 간다.
체급별 소싸움 경기 외에도 왕중왕전, 리벤지 Big매치(복수전), 스릴 넘치는 미국로데오 경기 등이 개최돼 이색적인 경험도 할 수 있다. 또 소싸움 중간 시간을 이용해 장춘기예단, 풍물놀이 등의 공연도 펼쳐지며, 행사장 주변에는 한국전통 농경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상시 마련해 교육의 장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입장권은 농협, 대구은행 등에서 예매할 수 있으며, 당일 청도 상설소싸움경기장에서도 구입이 가능하다.
인터넷 홈페이지(포털사이트에서 ‘청도소싸움’ 검색 또는 www.xn--hq1bj5xh5aw0hv6i.kr)를 참고하면 더욱 자세한 사항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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