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3-15 격주간 제696호>
<사이버백일장 노력상 수상작> 다음 세대에 넘기고 싶은 아름다운 자연

박미주 회원 〈경북 칠곡군 북삼중학교4-H회〉

책의 표제가 이상했다. 고릴라는 핸드폰을 사용하지 않는 동물이다. 고릴라가 핸드폰을 미워할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 고릴라와 핸드폰, 그리고 인간과의 관계를 생각하니 더욱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책은 전체적으로 ‘생명에 대한 생각’, ‘이웃에 대한 생각’, ‘자연에 대한 생각’, ‘살림살이에 대한 생각’이란 소제목을 달고 있었다. 자연과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이렇게 네 부분으로 나누어 이해하기가 비교적 쉬웠다.
첫 번째 이야기 ‘생명에 대한 생각’은 책의 표제와 관련된 이야기로 시작하고 있다. ‘요즈음 휴대폰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생각했는데 작가는 없단다. 대단하기 보다는 별난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책을 계속 읽으면서 내 얼굴이 달아올랐다.
휴대폰의 주원료인 콜탄은 아프리카의 고릴라들의 생활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고릴라들의 마지막 서식지인 비에가국립공원에 콜탄이 많이 묻혀있다. 콜탄을 얻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수목을 훼손하고, 야생동물을 마구 사냥했다. 그 결과 고릴라들이 먹이를 잃어 그 개체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렇게 고릴라들이 죽어가고 있는데 텔레비전의 휴대폰 광고를 보고 ‘우와~ 멋있다’하며 바꾼 지 얼마 되지 않은 휴대폰을 또 바꿀 생각을 하는 내 자신이 한심해 보인다.
두 번째 ‘이웃에 대한 생각’에는 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지구는 늘 목이 마르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들은 수도꼭지를 틀면 언제나 콸콸콸 흘러나오는 물을 보며, 물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갖지 않는다. 지구는 13억 8천만㎦물을 머금고 있으나, 사람이 쓸 수 있는 물은 100리터에 조그만 티스푼 반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물이 부족하다. 다행히 여름철이면 장마가 시작되어 어느 정도 해결되고 있으나 앞으로 물 걱정을 할 수밖에 없단다.
만원으로 세상을 구하는 방법이 나온다. 처음에는 ‘고작 만원으로 어떻게 세상을 구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작가가 추진하고 있는 ‘녹색 아시아를 위한 만 원계’를 보고 만원의 위력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이 계는 필리핀의 수빅과 클라크 지역 사람들을 돕는다.
난 직접 ‘녹색 아시아를 위한 만 원계’ 사이트를 방문해 보았다. 사이트를 들어가자 필리핀 만 원계 이외에도 아무르표범 만 원계, 귀신고래 만 원계, 오랑우탄 만 원계 등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도와주고 있는 곳이 많았다. 내가 생각하지도 못한 일을 다른 사람들은 이미 실천하고 있었다. 늦었지만 나도 용돈을 절약해 만 원계에 가입해 도움을 줄 예정이다.
세 번째 ‘자연에 대한 생각’에는 일회용 젓가락과 황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일회용 나무젓가락을 만드는 데 참으로 많은 나무들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쓰는 나무젓가락은 중국에서 수입하는데, 중국에 나무가 없어지면 황사가 더 심해지고 그 영향이 우리나라에까지 미친다는 생각은 못했었다. 한 번 쓰고 버려질 물건이 되기 위해 숲이 파괴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네 번째 ‘살림살이에 대한 생각’에는 매미와 반딧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요즘 매미들은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낮에만 우는 것이 아니라 저녁까지 울어 사람들의 잠을 방해하고 있다. 낮에만 울던 매미가 환한 불빛으로 밤이 낮인 줄 알고 운다고 한다.
훤한 불빛으로 피해를 받는 곤충이 또 있다. 바로 반딧불이다. 반딧불이는 암컷이 꼬리에 불빛을 내어 짝짓기를 하는데 전깃불 때문에 방해를 받아 짝짓기를 못한단다.
‘고릴라가 어떻게 핸드폰을 사용할까?’하는 호기심으로 읽게 된 책이 자연의 소중함, 자연이 우리 인간에게 얼마나 큰 도움을 주고 있는가를 깊이 느끼게 하고 있다. 아름다운 지구와 자연을 다음 세대에게 넘길 수 있는 훌륭한 조상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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