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이 나올 때 말려 나오는 모습이 마치 고깔을 닮았다고 해서 고깔제비꽃이란 이름이 붙여진 이 풀은 제비꽃과의 여러해살이 식물이다. 뿌리에서 잎과 꽃이 모두 나오는 고깔제비꽃은 굵고 짤막한 땅속줄기를 가지고 있으며 줄기는 가지고 있지 않다.
잎은 심장꼴로서 양면에 가느다란 털이 나 있고 잎가장자리에는 톱니가 있다. 그러나 이 잎은 꽃이 필 무렵에는 잎이 아직 펼쳐져 있지 않으며 길죽하게 감겨져 있는 것이 보통이다. 꽃이 핀 후에 잎이 펼쳐지는데 이때 잎 모양이 위에서 설명한 것과 같다.
꽃은 선명한 분홍빛이 주로 나타나나 지역과 빛의 양에 따라 연분홍, 연보라, 붉은 보라색으로도 나온다. 꽃잎이 둥그스름한 외모를 가지고 있어서 대단히 아름답다. 꽃은 4~5월에 피는데 고깔오랑캐라는 속명도 가지고 있다.
◇ 자생지와 분포
우리나라가 원산이므로 우리나라 전 지역에 골고루 분포한다. 산지의 반 정도 그늘이 지는 자리를 좋아하는 경향이 있으나 햇볕이 잘 드는 길가에도 많이 자란다. 일본, 만주, 중국에도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재배와 번식
겨울만 제외하고 언제든지 심을 수 있으나, 봄에 피어나는 꽃을 위해 꽃피고 난 직후나 9월에 심는 것이 가장 무난하다. 지름과 높이가 9㎝ 정도(소위 세치분이라고 한다. 세치×3㎝=9㎝) 되는 분을 골라 한 포기만 심는다.
흙은 가루를 뺀 산모래(마사토)를 쓰되 분속에는 굵은 용토를 깔아 물이 완벽하게 빠질 수 있게 해야 한다. 거름은 월 1회 깻묵가루를 분토 위에 놓아 준다. 꽃이 필 때까지는 충분히 햇볕을 쪼여 주고 꽃이 피고 난 뒤에는 반그늘로 옮겨 잎이 상하지 않게 해야 한다. 갈아 심기는 꽃이 진 직후나 초가을에 한다. 그리고 씨를 받아 파종할 경우 채종 즉시 뿌리는 것이 좋다. 이럴 경우 봄에 옮겨심기를 하면 다음해 꽃을 볼 수가 있다.
◇ 이 용
어린잎이나 연한 잎은 식용한다. 연하거나 어린잎을 살짝 데쳐서 무쳐 먹거나 된장국을 끓여 먹으면 일품이다.
한방에서는 지정, 자화지정, 동북근채라고 하여 항균작용, 인후염, 황달성 간염, 장염, 독사에 물린데 약으로 쓴다.
민간에서는 갑상선 암 치료에 쓰여 왔다고 전해온다. 최근에는 꽃이 피었을 때 채취해 꽃밥을 만들 때 이용하기도 한다고. 애고 잔인해라….
〈김창환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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