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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1 격주간 제695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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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비디오> 작전 |
빛나는 소재에 부스러기 같은 인물들
영화를 선택할 때에는 예고편, 소재, 주인공, 감독 등 여러 가지가 고려된다. ‘작전’은 소재가 참신하기도 하지만 배경을 알고 나면 조금 달라진다. 바로 ‘음란서생’과 ‘추격자’를 만든 영화사가 이 영화를 제작한 것. 두 영화로 영화사 ‘비단길’은 배우에 연연하지 않고 독특한 소재로 훌륭한 영화를 만든 영화사라를 이미지를 갖게 됐다. 하지만 ‘작전’은 앞선 두 영화에 비해 아쉬움이 남는다.
강현수(박용하)는 어느 날 선배의 꼬임에 넘어가 주식을 시작한다. 가난한 인생을 한방에 갈아타려고 했지만, 순식간에 한강 다리위로 올라가는 신세가 되고 만다. 독기를 품고 공부한지 5년 만에 데이트레일러(단타꾼)가 되어 주식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는 세력이 장을 주도하는 주(株)(이하 작전주)들을 이용해 수익을 얻는 강현수. 그러다가 전직 조폭 출신 DGS 홀딩스 대표 황종구(박휘순)의 작전주를 건드린다. 손해를 보고는 참지 못하는 황종구는 강현수를 찾아내 색다른 제안을 한다. 자기가 준비 중인 600억 헤비급 작전을 함께 하자는 것이다.
비자금을 운용하는 재무 설계사 유서연(김민정), 작전계의 특급 에이스 펀드매니저 조민형(김무열), 탈세를 원하는 졸부, 외국 펀드 매니저 등의 멤버가 구성되어 작전에 들어간다. 하지만 끝으로 갈수록 각자가 숨겨왔던 욕심이 하나씩 들어나기 시작하면서 작전은 실패로 돌아간다. 그리고 돈을 잃은 황종구의 복수극이 시작된다. 그 사이에 강현수가 황종구를 감옥으로 보낼 또 다른 작전을 짜는데….
‘작전’은 ‘오션스 일레븐’이나 ‘타짜’같은 사기극이다. 사기극의 매력은 각 인물들의 욕망과 그 욕망이 얽히면서 보여주는 긴장감이다. 하지만 이야기 진행을 쉽게 하기 위해 자기의 욕망을 포기하는 순간 긴장감은 사라지고 만다.
‘작전’에서 실패한 인물은 바로 유서연이다. 가장 큰 자금을 운용하는 유서연은 별다른 이유 없이 주인공을 돕기도 하고, 돈을 잃고도 별다른 반응이 없다. 오히려 주인공 강현수를 바른 길로 인도하려는 역할까지 한다. 큰손들의 비자금을 운영하는 인물이라고 보기엔 너무 헐겁다. 다른 캐릭터들 역시 그저 평범한 느낌 이상을 주지는 못한다. 인물들의 독특한 욕망과 장기가 더욱 잘 살았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그 아쉬움을 상쇄할 만큼 즐거움을 주는 인물도 있다. ‘세븐데이즈’에서 부패한 형사역을 했던 ‘박휘순’의 연기는 영화를 보는 내내 즐거움을 선사한다.
〈손광수 / 시나리오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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