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2-01 격주간 제693호>
<지역축제마당> 제주 대보름들불축제

뜨거운 불길 속에 모든 근심 털어버리자

옛 제주에서는 농번기가 끝나면 중간산 지역 마을 공동목장에서 소를 방목하며 소를 기르는 가구들이 윤번제로 풀을 먹이던 풍습이 있었다. 이렇게 소를 모아 풀을 먹이기 위해선 초지관리가 필수적이었는데, 이를 위해 중산 초지의 해묵은 풀을 없애고, 해충을 구제하기 위해 마을 별로 늦겨울에서 초봄 사이에 들판에 불을 놓았다.
이러한 불 놓기가 지역축제로 발전한 것이 바로 제주 정월대보름들불축제다.
1997년부터 시작해 올해 13회째를 맞는 제주 정월대보름들불축제가 오는 12일부터 14일까지 제주시 애월읍 새별오름에서 펼쳐진다. 이번에는 불(火), 달(月), 오름(岳), 말(馬)을 핵심소재로 해 축제를 운영해 나가게 된다.
12일 밭에는 풍년이, 초원에는 평화로움이, 바다에는 만선을 기원하는 풍년기원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막이 오르는 이번 축제에서도 어김없이 제주시, 서귀포시 내 31개 마을 주민들과 관광객이 줄을 당기며 마음을 모으는 도민대통합줄다리기가 열린다. 긴 줄에 수많은 사람이 매달려 “영차! 영차!”를 외치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힘이 솟는다. 어둑어둑해질 즈음에는 축제 참가자들이 횃불을 들고 소원을 기원하며 행진하는 소원기원횃불 대행진을 하게 된다. 축제 전 인터넷 홈페이지 참여마당을 통해 횃불을 미리 신청한 사람들에게 횃불이 지급되므로 대행진에 참가하기 원한다면 지금 바로 홈페이지(www.buriburi.go.kr)를 찾아가시길!

<주 정월대보름들불축제에서만 볼 수 있는 오름 불놓기의 장관. 타오르는 불길 속으로 근심, 걱정을 던져버리게 된다.>

13일에는 제주의 전통민속문화를 확인할 수 있는 쥐불놓기 경연, 세경민속놀이 및 걸궁놀이, 제주어말하기 경연 등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다양한 경연이 펼쳐지며, 마상마예공연, 청소년한마당축제 등 역동성이 가득한 공연도 준비된다.
축제의 마지막 날인 14일에는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오름 불놓기가 진행된다. 화산이 폭발하는 형태로 붉은 불길이 오름을 뒤덮는 장관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으로 보는 이들의 가슴에 새겨진다. ‘무사안녕’이라는 글귀와 함께 타오르는 불꽃은 한 해를 시작하며 평안한 삶을 기원하는 우리의 소원을 하늘로 올려 보내주는 기도와 같은 느낌이 든다.
이 외에도 생태환경에 대한 인식이 높아짐에 따라 새별오름과 이달봉을 중심으로 오름생태체험, 제주동물가족 행복나들이 등 자연을 테마로 한 행사가 행사기간 내내 진행되며, 활쏘기 체험장, 잔디썰매장, 연날리기, 어린이입체영화관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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