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2-01 격주간 제693호>
<사이버백일장 장려상 수상작> 신나는 자연의 정원

김나현 회원 〈경기 시흥 진말초등학교4-H회〉

나는 가끔 화분에서 곤충이나 벌레를 볼 때마다 깜짝 놀라곤 한다. 때론 징그럽기도 하지만 귀엽기도 한 곤충, 그리고 이 곤충들이 살아가는 자연. 이 책에서는 자연은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을 때 더 풍성하고 아름답게 번성한다고 한다. 그렇지만 우리 주위에 있는 나무나 꽃, 잔디밭에는 살충제가 아무런 생각 없이 마구 뿌려지고 있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잔디는 시장에서 돈을 주고 사올 수도 있다. 공장에서 만든 양탄자를 사는 것같이 말이다. 그런 잔디밭은 잡초하나 없이 깔끔해 보이지만 사실은 화학비료와 살충제를 엄청나게 쏟아 부은 것이다. 그곳에서는 살아 움직이는 동물이나 다양한 식물이 살지 못한다.

자연도 배려가 필요해

자연 그대로의 풀밭을 가꾸려면 1년에 딱 두 번, 여름이 시작되는 무렵과 9월 말쯤에 정원을 손질해주면 된다. 그 때 풀을 베면 꽃이 상하지 않고 종자를 해칠 염려가 없다. 마음 놓고 뿌린 씨앗들도 다음해가 되면 더욱 풍성하게 자라게 된다.
우리가족은 ‘신나는 자연의 정원’에서 말한 대로 앞뜰을 정리하기로 했다. 우선 앞뜰에 난 잡초를 뽑아내고 꽃과 생명이 가득한 풀밭으로 만들기 위해 한쪽의 풀을 베었다. 정원이나 뜰을 정리할 때 한꺼번에 전체를 베어서는 안 된다. 그렇게 되면 그 곳에 살던 동물들이나 벌레, 곤충들이 갈 곳을 잃어 어쩔 줄 모르고 놀라기 때문이다. 우선 반쪽의 풀을 베고, 3주일 정도 지나서 나머지 반을 베기로 했다. 그 이유는 앞뜰에 살던 동물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주기 위해서였다.
잔디밭이나 공터에 꽃과 생명이 가득한 풀밭으로 바꾸고 싶다면 꽤 참을성을 갖고 기다려야 한다. 동물과 식물이 살아갈 수 있는 생물 낙원은 보통 5년에서 10년에 걸쳐 만들어 진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것은 햇볕이 잘 드는 자리의 잔디를 들어내고, 그 곳에 모래와 자갈을 깔아 주는 것이다. 그러면 얼마 지나지 않아 들풀이 저절로 자란다고 한다.
식물의 씨앗은 바람에 실려 다니거나 새의 배설물로 옮겨진다. 그리고 사람의 발이나 동물의 발 또는 몸에 묻어 집의 뜰까지 오기도 한다. 꽃이 핀 풀밭에는 갖가지 색과 냄새가 넘쳐흐른다. 어수리 꽃대 하나에도 보통 10가지 이상의 동물이 먹이사슬을 이루며 산다. 딱정벌레, 꽃등에, 말벌, 꿀벌, 나비가 대표적인 곤충이다. 귀뚜라미와 메뚜기도 쓰르륵 하면서 노래를 부르며 풀밭 속이나 흙 위를 뛰어다니기도 한다.
우리 가족은 산책을 나가서 들에 핀 쑥갓이나 미나리아재비의 씨를 받아오기로 했다. 씨가 잘 익었는지 살펴보고 손으로 털어서 준비해간 주머니에 담아오면 된다. 자연에서 씨앗을 받아온다고 생각을 하니 믿어지지가 않았다. 전에는 전혀 생각하지도 못한 일을 이 책의 지은들이 말해 주어서 너무나 기뻤다.

자연 그대로의 풀밭 만들고 싶어

또한 신발 아래에 숨은 풀밭을 만들기 위해서 책에 있는 대로 실험을 해보기로 했다. 우선 오븐에 흙 한 접시를 넣고 뜨겁게 데웠다. 그러면 흙 속에 들어있던 식물의 씨앗이 모두 죽는데 이런 것을 무균 상태의 흙이라고 한다. 산과 들로 산책을 다녀온 후 산책할 때 신었던 신발에 묻은 흙먼지를 무균의 흙 위에 뿌리고, 물을 뿌렸다. 그리고 유리판으로 접시를 덮었다. 그런 후에 햇볕이 잘 드는 환하고 따뜻한 장소에 놓아두었다. 이렇게 14일 정도가 지나면 식물의 싹이 돋아나기 시작한다고 한다. 과연 거기에서 어떤 식물이 생길까.
이 책을 읽고 난 후, 자연 속의 생태계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알게 되어 기뻤다.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도 생기고 또 자연 그대로의 풀밭을 만들고 싶은 욕심도 생겼다. 앞으로 많은 자연의 싹들이 태어나서 곤충들과 새들이 마음껏 놀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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