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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15 격주간 제692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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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H인의 필독서> 포리스트 카터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
영혼을 따뜻하게 하는 ‘조화와 이해’
겨울은 겨울답게 추워야 한다고 말한다. 허나 추위가 기승을 부리면 어깨를 잔뜩 움츠리고 추위가 물러가기만 바란다. 몸이 추우면 마음까지 추워지는 법. 이 계절에 마음은 물론 영혼을 따뜻하게 할 책을 읽어 보면 어떨까? 포리스트 카터의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이 바로 그런 책이다. 이 책은 체로키 인디언의 혈통을 이어받은 포리스트 카터의 자전적 소설이기도 하다.
부모를 잃은 어린 소년 ‘작은 나무’는 산 속에 사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오두막에서 생활하게 된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손자인 ‘작은 나무’에게 ‘숲의 감정’으로 자연과 교감하는 삶, 그리고 자연과 조화롭게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가르쳐준다.
할아버지는 ‘작은 나무’에게 욕심을 부리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이 없다는 것을 꿀벌을 예로 들어 설명해준다. 꿀벌은 너무 많은 꿀을 저장하기 때문에 곰과 너구리, 체로키에게 빼앗기는 거라고 한다. 꿀벌처럼 자기 몫을 늘리려는 사람의 욕심 때문에 전쟁이 일어나는 것이라며 필요한 만큼만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슴을 잡을 때도 제일 좋은 녀석이 아니라 작고 느린 놈을 골라야 남은 사슴들이 더 강해지고, 그래야 두고두고 사슴 고기를 먹을 수 있는 거라고.
인디언은 취미삼아 낚시를 하거나 짐승을 사냥하지 않는다. 즐기기 위한 살생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인디언들은 어떻게 사냥을 할까? 야생칠면조가 다니는 길 근처에 구덩이를 파고, 구덩이와 이어지도록 작은 도랑을 판 후 옥수수 알갱이를 쭉 뿌려놓는다. 몇 시간 후 다시 와 보니 칠면조가 빠져 있었다. 입구가 막힌 것도 아닌데 구덩이에서 갇힌 칠면조를 본 ‘작은 나무’가 칠면조들이 왜 빠져나오지 않는 거냐고 묻자, 할아버지는 칠면조들도 사람과 닮았다며 “자기 주위에 뭐가 있는지 내려다보려고 하지 않아. 항상 머리를 너무 꼿꼿하게 쳐들고 있는 바람에 아무 것도 못 배우는 거지.”라고 대답한다.
할아버지는 덫에 걸린 여섯 마리 중에 세 마리면 충분하다면서 어떤 칠면조를 가져갈지 고르라고 한다. ‘작은 나무’는 가장 작은 세 마리를 집어낸다. 할아버지는 “네 이름이 ‘작은 나무’가 아니었더라면 ‘작은 매’라고 했을 게야”라면서 ‘작은 나무’의 선택을 칭찬해 준다.
할머니는 ‘작은 나무’에게 영혼의 마음은 근육과 비슷해서 쓰면 쓸수록 더 커지고 강해진다고 이야기한다. 마음을 더 크고 튼튼하게 가꿀 수 있는 비결은 오직 한 가지, 상대를 이해하는데 마음을 쓰는 것뿐이다. 할머니는 이해와 사랑은 같은 것이라고 한다.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사랑하는 체하는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그런 사랑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고 하면서.
할아버지와 ‘작은 나무’와의 유쾌한 대화, 할머니가 전해주는 따뜻한 이야기가 가득한 이 책을 읽는 동안 그야말로 영혼이 따뜻해지는 경험을 누리길 바란다.<정진아 / 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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