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1-15 격주간 제692호>
<사이버백일장 장려상 수상작> 배꽃마을의 실수

허은서 회원 〈경기 시흥 진말초등학교 4-H회〉

  배꽃마을 동물들이 또 공사를 했어요. 덕분에 느티마을 동물들은 잠을 잘 수 없었지요. 이번에는 골프장을 만든대요. 한해 전에는 고속도로를 낸다면서 터널을 뚫는 바람에 배꽃마을 나무의 절반이 사라져 버렸고요, 두해 전에는 아파트단지를 만드느라 숲 하나가 완전히 사라져 버렸지요.
  배꽃마을 동물들은 살기 좋아졌다고 좋아했지만, 느티마을 동물들은 산과 나무가 하나씩, 하나씩 사라질 때마다 마음이 아팠답니다. 배꽃마을에 배꽃이 피기 시작하면 그 향기는 느티마을까지 퍼지고, 하얀 배꽃이 눈부셔서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였으니까요.
  그런 마음도 모르고 배꽃마을 동물들은 느티마을도 개발을 시작하자고 꾀었지요. 하지만 그럴 때마다 느티마을 동물들은 손사래를 쳤지요. 느티마을 동물들은 마을 입구의 아름드리 느티나무와 푸르른 숲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었답니다.
  몇 년이 지나서 배꽃마을과 느티마을에 큰 비가 왔답니다. 배꽃마을에서 비명 소리가 터져 나왔어요.
  “모두 피해! 사… 산이 무너져 내리고 있어!”
  결국 자동차와 산 아래에 있던 집들은 모두 흙더미에 깔리고 말았죠.
  그리고 배꽃마을은 갑자기 불어난 물에 마을이 점점 잠기고 있었답니다. 도시가 된 배꽃마을이 물에 잠기는 것은 순식간의 일이었답니다. 백년 만에 내리는 엄청난 비였고, 몇 날 며칠 후에야 겨우 비가 그쳤어요. 나중에 비가 그친 뒤, 배꽃마을은 피해가 아주 많았지만, 느티마을은 나무 몇 그루 쓰러진 것 외에는 피해가 없었어요. 왜 그랬을까요? 그 이유는 느티마을 사람들이 나무를 사랑하고, 가꾸어주고, 아껴주었기 때문에 나무들이 큰 비에도 물을 빨아들이고, 서로 엉킨 나무 뿌리들이 산사태가 일어나는 것을 막아주었기 때문이었답니다.
  그 후로 배꽃마을은 나무와 숲의 소중함을 다시 깨달았어요. 배꽃마을 사람들은 공사를 중지하고 다시 숲을 만드는 일을 하기 시작했어요. 이렇게 나무들은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어요.
  나무의 좋은 점은 큰 비가 오면 나무들이 물을 빨아들여서 피해를 줄여준답니다. 그리고 서로 엉킨 뿌리들이 산사태가 일어나는 것을 막아준답니다. 또 공기를 맑게 해주기도 해요.
  그런 나무를 우리들은 마구잡이로 베어내고 있어요. 배꽃마을 사람들처럼 편리함을 위해서 더 중요한 것을 잃어버리면 안 되겠죠? 결국 배꽃마을 동물들이 숲을 다시 만드는 데에 많은 비용이 들었지요.
  지구는 지금 ‘개발이냐, 보존이냐’ 라는 문제로 고민을 하고 있어요.
  개발은 당장 우리에게 이익을 주는 것 같지만 나중에 큰 재앙으로 되돌아올지도 몰라요. 재앙을 막기 위해서는 개발도 중요하지만 환경을 해치지 않고 개발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면 우리가 숲을 보호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요? 숲에서 불장난하지 않기, 함부로 식물을 캐지 않기, 숲에 쓰레기 버리지 않기, 나무 많이 심기 등이 있겠죠? 이런 작은 일부터 우리가 실천해 나간다면 개발로 인해 없어진 많은 숲과 나무들을 조금이라도 지킬 수 있을 거예요.
  우리나라는 식목일에 많은 나무를 심지만 또 식목일 날 산불도 많이 발생한다고 해요. 우리에게 신선한 공기를 주는 나무, 홍수와 산사태를 막아주는 나무. 이런 소중한 나무를 훼손하지 않고 고맙게 생각해야 해요. 한번 훼손된 나무가 다시 크는 데는 아주 긴 시간이 걸리니까요.
  저는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나무가 우리 곁에 언제나 서 있기 때문에 한 번도 소중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어요. 그런데 개발로 인해 이렇게 많은 나무가 없어지고 또 이런 큰 재앙을 불러 올 수 있다는 걸 알고 너무 걱정이 돼요. 저는 식목일 날 작은 식물을 심었어요. 이런 작은 식물들이 모여 커다란 초원이 되는 날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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