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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15 격주간 제690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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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H인의 필독서> 장영희 에세이 ‘내 생애 단 한 번’ |
행복한 삶으로의 변화 ‘하필이면’
꿀벌은 제대로 날 수 없는 몸의 구조를 가졌지만 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고 무모하게 날개짓을 함으로써 진짜 날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때론 아프게, 때론 불꽃같이’라는 부제를 단 장영희 에세이 ‘내 생애 단 한 번’의 서문은 바로 이 ‘꿀벌의 무지’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러면서 자신이 글을 쓰는 것도 꿀벌의 무지와 같다고 한다. 재능이 아니라 본능으로 쓰는 글이라 마음속에 있는 말을 투박하게 옮겼다는 얘기다.
‘내 생애 단 한 번’은 ‘감동적으로 읽은 책’ 목록에서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 굳이 이유를 따진다면, 지체1급 장애를 갖고 있지만 열정적으로 삶을 꾸려온 저자와 만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솔직담백하고 유쾌하면서도 진솔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길을 걷다가 어깨에 새똥이 떨어지는 일을 당한 저자는 자신의 ‘하필이면’의 운명에 경악했다고 밝히고 있다. 왜 그게 자신인가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더 중요하고 근본적인 ‘하필이면’은 왜 자신만 목발에 의지해야 하는지의 문제이다. 저자에게 ‘하필이면’은 한심하고 슬픈 말이었다.
하지만 조카 아름이의 입에서 나온 ‘하필이면’은 전혀 달랐다. 이모의 선물을 받은 조카는 “이모, 이걸 왜 하필이면 내게 주는데?”하고 묻는다. 받을 자격이 없는 자신에게 주어진 뜻밖의 선물에 고마움을 표시한 것이다. ‘하필이면’을 좋은 상황에 갖다 붙이자 저자의 ‘하필이면’ 운명도 찬란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자신이 누리는 행복이 놀라운 것으로 변한 것이다. ‘내가 전생에 무슨 좋은 일을 했기에, 하필이면 내가 훌륭한 부모, 좋은 형제와 인연을 맺고 아름다운 세상을 살아가는가’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독서광으로도 유명했던 경제칼럼니스트 故 정운영씨는 흔들리는 곳에선 책을 읽지 않는다는 평소 신조를 저버리고, 자정이 넘은 시간에 지하철에서 이 책을 읽었다고 한다. 그리고 눈물을 흘리며 ‘내 생애 단 한 번’을 읽었다는 것을 신문 칼럼에 쓰기도 했다.
2008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바라본 내일은 어둡기만 하다. 경제는 더욱 어려울 것이고 살기 힘들 것이라고 한다. 그래도 희망을 버릴 수 없고 꿈 역시 포기할 수도 없다는 당신에게 ‘내 생애 단 한 번’의 저자인 장영희 교수는 잔잔하고 따뜻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하고 있다.
“그러므로 젊은이들이여, 당당하고 열정적으로 짝사랑하라. 사람을 사랑하고, 신을 사랑하고, 학문을 사랑하고, 진리를 사랑하고, 저 푸른 나무 저 높은 하늘을 사랑하고, 그대들이 몸담고 있는 일상을 열렬히 사랑하라. 사랑에 익숙지 않은 옹색한 마음이나 사랑에 ‘통달’한 게으른 마음들을 마음껏 비웃고 동정하며 열심히 사랑하라. 눈앞에 보이는 보상에 연연하여, 남의 눈에 들기 위해 자신을 버리는 사랑의 거지가 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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