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과 농업인은 어떻게 다른가
농사라는 말은 경제가 아니고 생존(生存)입니다. 그래서 농민은
손해를 보면서도 농사를 짓는 것입니다. 땅을 놀리거나 그냥
방치하지 않습니다. 한 시도 놀지 않고 일을 합니다. 농민은
농사를 생명으로 삼고 있으며 농사일이 곧 생활입니다.
농심을 이야기하면서 왜 오늘날 많이 사용하는 ‘농업인(農業人)’이라는 말을 쓰지 않고 ‘농민’이라는 말을 쓰냐고 질문을 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언제부터인가 농민이라는 말 대신 농업인이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그리고 농사(農事)라는 말 대신 농업(農業)이라고 합니다.
분명 이유가 있습니다.
업(業)이라고 하면 산업(産業), 상업(商業), 기업(企業)이라는 말과 같이 농사짓는 일도 산업(産業)이라는 의미에서 농업(農業)이라고 합니다. 산업은 돈을 벌고 이윤을 창출하는 것이 목적이고 목표입니다. 농업이라고 했을 때는 일정 경제적 목적과 논리가 담겨 있습니다.
그러나 농사라는 말은 경제가 아니고 생존(生存)입니다. 그래서 농민은 손해를 보면서도 농사를 짓는 것입니다. 땅을 놀리거나 그냥 방치하지 않습니다. 한 시도 놀지 않고 일을 합니다. 농민은 농사를 생명으로 삼고 있으며 농사일이 곧 생활입니다. 어떻게 보면 농사는 농민의 숙명이고 생명인 것입니다.
요즘 사회를 자본이 중심이 되는 산업사회(産業社會)라고 합니다. 그래서 모든 사물과 생활 논리가 경제이고 돈입니다. 그렇다 보니 농사도 돈벌이, 농업 경제적 이익만을 따집니다.
그러나 농사는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게만 봐서는 안 된다는 논리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돈이 곧 행복의 전부가 아닌 수단일 뿐입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까?
20세기 고도산업사회가 빚어 놓은 자연환경과 생태계 파괴문제, 식량과 에너지문제, 인간의 생존과 생명문제 등 많은 문제들이 제기되면서 21세기를 맞아 생명(生命)을 중시하는 ‘탈(脫) 산업사회(産業社會)’로 바뀌고 있습니다.
농사도 경제 중심에서 사람과 자연이 하나가 되는 생명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어야 한다고 온 지구촌 사람들이 외치고 있습니다.
농사꾼의 농심이 바로 그것이 입니다. ‘참다운 농사’, ‘올바른 농사’를 짓는 참다운 농부(農夫)가 되어야 하며, 그 농심으로 세상살이의 규범과 사회발전의 사상과 철학이 재조명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참다운 농사, 올바른 농사가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앞으로 얘기하기로 하고 농민과 농부, 농사꾼에 대한 의미를 이야기합시다.
흔히들 농사꾼이라고 하면 농사짓는 사람, 즉 농민(農民·농사짓는 백성)을 천시하고 얕잡아 보는 말로 폄하하고 비하하는 것으로 들리고, 또 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농사꾼이야 말로 농부로서 자부심과 긍지에 찬 말입니다. 천·지·인(天·地·人)이 하나 되어 자연을 가꾸고 뭇 생명의 먹을거리를 창출하며, 농사일을 천직으로 알고 평생을 살아가는 사람 중의 사람, 위대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한국4-H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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