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2-01 격주간 제689호>
<사이버백일장 장려상 수상작> ‘소중한 것’ 얻게 해준 4-H야영교육
김상아 회원 〈경북 성주여자중학교4-H회〉

우리 아버지께서 어릴 때쯤, 대한민국에 나타난 네잎클로버 4-H. 지·덕·노·체라는 4가지의 목표를 내걸은 계몽과 봉사, 환경과 사랑의 자랑스러운 단체이다. 나는 중학교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4-H’라는 말을 몰랐다. 하지만 중학교에 들어와서 학교4-H회에 가입해 4-H와 인연을 맺어 조금씩 이해하고 정들게 되었다.
2007년, 뜨겁고도 생기로 가득 찼던 여름. 방학이 시작되자마자 나는 4-H야영교육이라는 체험학습을 다녀왔다. 내가 간 곳은 충북 괴산군 충북자연학습원이다. 사는 곳이 경북이라 그런지 충북이라는 곳은 내게는 너무나도 생소한 장소였다. 2~3시간이 지나 도착한 충북자연학습원은 솔직히 달갑지 않았다. 왜냐하면 비가 내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떨떠름한 기분을 안고서 들어간 충북자연학습원. 비가 내려서 그런지 식물들로 가득 찬 학습원은 상쾌한 풀내음이 가득했다. 솔솔 풍기는 풀내음을 만끽하며 안으로 들어간 나는 몸속에 가득 찼던 신선함은 순식간에 두려움으로 변했다. 왜냐하면 교관 선생님들이 우리들을 무섭게 맞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서움도 잠시, 곧 방을 배정받아 짐을 풀고 난 뒤 점심을 먹는 사이에 나에게는 무서움이 아닌 호기심과 즐거움으로 가득했다.
점심을 먹고 난 뒤, 우리는 본격적인 게임을 시작했다. 이름하여 ‘리버스’. 지·덕·노·체 네 팀의 색깔을 어느 팀이 많이 뒤집느냐는 게임이다. 나는 ‘체’팀의 일원이었는데, 안타깝게도 리버스에서는 2등을 했다. 하지만 단체가 하는 게임이라 그런지 그저 즐겁기만 했다.
그 다음 차례대로 주사위 넘기기, 공 튀기기 등을 했다. 우리 팀은 주사위 넘기기와 공 튀기기 둘 다 1등을 했다. 역시 체(체육)팀이라서 그런 걸까. 하나하나 승리해 나가는 우리 팀이 뿌듯했고, 즐거움도 한층 짙어갔다. 그렇게 게임을 하나하나씩 해가니 서먹서먹했던 우리 팀들은 급속히 친해졌다. 마주 보고 얘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별명까지 지어 주기도 했다.
저녁을 먹고 몇 시간 뒤, 우리는 처음 모였던 장소에서 다시 모였다. 촛불의식을 하기 위해서였다. 촛불 때문이었을까, 4-H를 뜻하는 네잎클로버의 행운이었을까, 모두의 소망이었을까? 난 내 몸 전체에 퍼지는 따뜻함을 느낄 수가 있었다.
아름답고 따뜻했던 촛불의식이 끝나고 가장 즐거운 바비큐 먹는 시간! 늦은 밤이라 많이 먹지는 못했지만 단원들이 모두 모여 얘기하고, 서로 더 많이 먹으라는 따뜻한 정 때문에 나는 너무나도 행복했다.
취침시간, 잠을 자기 전에 약간은 섭섭한 마음이 들었다. 솔직히 여름방학이 시작되자마자 체험학습을 하는 것에 약간 불만스러움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막상 체험학습에 와보니 나를 맞이한 것은 따뜻함과 행복, 즐거움뿐이었다.
이틀 동안 받았던 각 팀의 점수를 합산해 시상식을 하고 나서 우리는 헤어졌다.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있다는 말. 너무나도 매서운 것 같다. 이별이 없었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마지막 단체사진을 찍고서 우리는 헤어졌다. 그러나 불행이 있으면 행복이 있는 법. 헤어짐에 잔뜩 풀죽어 있던 나는 우리 ‘체’팀이 2등을 했다는 소식에 뛸 듯이 기뻤다. 비록 1등은 아니었지만 체팀이 합심해서 이끌어낸 영광스러운 2등! 너무나도 자랑스러웠다.
무섭긴 했지만, 마음만은 따뜻했던 교관 선생님들과 인사를 하고 버스를 타고 내려오는 길에 생각했다. 처음에는 그저 무심하기만 하고, 많은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4-H회원들. 그런 나에게 4-H는 너무나도 큰 기쁨과 용기를 선사해줬다. 친구, 우정, 따뜻함 등 헤아릴 수도 없는 많은 것들을 말이다.
고된 몸 때문이었을까. 솔솔 잠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잠들기 전, 내게 언뜻 스친 네잎클로버의 선물. 올라가는 길은 활기차고, 쌩쌩하다. 하지만 내려오는 길은 너무나도 고되다. 그러나 나에게 있어 내려오는 길은 고되기만 한 게 아니었다. 내려올 때, 고되고 힘들긴 하지만 고된 몸보다도 더욱 중요한 걸 얻을 수 있었다는 것. 그것이 바로 참된 야영이자, 유익한 체험학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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