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1-15 격주간 제688호>
<4-H인의 필독서> 헬렌 니어링 & 스코트 니어링 - 조화로운 삶

“삶을 넉넉하게 만드는 것은 희망과 노력”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이상적인 삶의 모습은 어떠한 것일까? 정답이 있을 수 없는 질문이지만 ‘조화로운 삶’을 펼친다면, 그 대안을 찾을 수 있을 듯하다. ‘조화로운 삶’은 자연과 더불어 살며, 소박하면서도 행복한 삶의 본보기를 보여준 니어링 부부가 1932년부터 1952년까지 미국 뉴잉글랜드의 버몬트 시골로 들어가서 살았던 스무 해를 기록한 책이다.
펜실베니아 대학 교수로 왕성한 활동을 하던 스코트 니어링은 어린이 노동 착취 반대 운동을 하다가 해직됐다. 그 후 톨레도 대학의 정치학 교수와 예술대학장을 맡았지만 제국주의 국가들이 세계대전을 일으킨 것에 반대하여 다시 해직을 당한다. 스코트는 가장 힘들었던 1928년에 헬렌과 만나 사랑을 하게 된다. 두 사람은 자본주의 경제로부터 독립하여, 자연 속에서 자기를 잃지 않고, 사회를 생각하며, 조화롭게 살겠다는 계획을 세우게 된다. 도시에서는 ‘조화로운 삶’을 영위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시골로 내려가 자급자족하는 삶을 살기로 선택한 것이다.
헬렌과 스코트는 버몬트의 다 쓰러져가는 황량한 농장을 사서 이사를 한다. 그 곳은 열한 달 동안 겨울이 이어지고 나머지 한 달은 정말 춥다고 표현할 만큼 차갑고 척박한 땅이다. 하지만 두 사람은 농부들이 백년이 넘게 이 산골에서 살았다면 자신들도 얼마든지 살 수 있다고 마음먹고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버몬트에 자리를 잡은 두 사람은 몇 가지 계획을 세운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먹고 사는데 필요한 것들을 자급자족하는 일이었고, 두 번째는 돈을 벌지 않는 것이었다. 그리고 다른 사람과 힘을 합쳐 일을 할 것, 능률 있게 단풍시럽을 생산할 것, 채소와 곡식은 내다팔지 않고 이웃과 친구들에게 나눠줄 것, 집짐승을 기르지 않을 것, 평생 살 집을 직접 지을 것 등이 있었는데, 모든 계획을 하나씩 실천해 간다.
혹자의 눈에는 헬렌과 스코트의 빈틈없는 생활 태도가 고통스러울 만큼 욕구를 억누르고 절제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도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은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들을 지나치게 전시해놓고, 음식과 시간과 에너지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낭비하는 도시의 삶을 내던져 버릴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뻐했다. “삶을 넉넉하게 만드는 것은 소유와 축적이 아니라 희망과 노력”이라는 얘기다.
헬렌 니어링과 스코트 니어링은 버몬트에 스키장이 생기고 관광객이 늘어나자, 1952년 봄 마지막으로 사탕단풍나무에서 시럽 얻는 일을 마친 뒤, 공들여 지은 돌집과 기름진 밭을 뒤로 하고 메인 주의 또 다른 시골로 이사를 했다. 헬렌과 스코트는 자신들이 추구한 ‘조화로운 삶’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조화로운 삶을 사는 것, 그것은 오래 전부터 많은 사람들의 목표였다. 우리는 진지한 마음으로 그 일을 시작해 쉰 해가 넘는 세월 동안 흔들림 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이어갔다.”
 〈정진아 / 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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