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영국의 왕립 큐(KEW)식물원. 2005년 주제식물로 이 정원의 정문을 장식한 꽃은 바로 우리토종인 바위수국이었다. 우리 특산종이자 희귀종인 이 바위수국은 법정보호종 목록과 해외반출 금지대상에서 빠져있는 등 우리는 그 가치를 알지 못해 정작 홀대받고 있어 아쉬움을 갖게 하는 식물이다.
범의귀과의 덩굴성 식물인 바위수국은 이름 그대로 바위나 나무에 붙어서 뻗어 나간다. 줄기의 곳곳에서 기근(氣根)이 돋아 바위나 나무에 붙는다. 10m이상 자라는 이 나무의 잎은 서로 마주나고 달걀형이며 가장자리에 뽀족한 톱니가 있다. 잎 길이와 나비가 각각 5~12㎝로 양면에 털이 거의 없거나 간혹 잎 위에 잔털이 있다. 잎자루는 3~7㎝로 붉은빛이 돈다.
꽃은 7월에 피고 가지 끝에 큰 취산꽃차례로 달린다. 비슷한 모양의 등수국은 중성화(헛꽃)가 네 잎 달린 클로버 모양이나 이 나무는 하나의 꽃받침으로 달걀모양 원형 또는 하트모양이다. 양성화는 꽃잎이 5개이며 수술이 10개이고 암술이 1개이다. 열매는 삭과로 원뿔을 거꾸로 세운 모양이다.
◇ 자생지와 분포
원래 울릉도 특산식물이다. 제주도와 울릉도에 분포하는데 주로 산지의 바위 위 또는 수림 속에 난다. 백과사전에는 일본에도 분포하는 것으로 기술하고 있다. 우리 것을 가지고 간 영국에도 있으니 일본이야 오죽 하겠는가.
◇ 재배와 번식
꽤 크고 높게 덩굴로 자라므로 웬만한 뜰에서는 가꾸기가 어렵다. 그러나 뜰에 큰 나무가 자라고 있는 집이라면 그 나무에 올려 키워서 즐기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이 경우 나무 밑둥 가까이에 구덩이를 파고 두엄을 조금 넣어 심는다. 그 뒤로는 별로 이렇다 할 관리를 해주지 않아도 잘 자라나 때가 되면 꽃이 피어서 보는 이를 즐겁게 해 준다.
화분에 키울 때는 길쭉한 돌이나 나무를 세워 그 밑에 심고 올리면 된다. 증식을 위해서는 꺾꽂이를 하는 것이 손쉬워서 좋다. 물기를 좋아하므로 가뭄이 심할 때에는 가끔 물을 흠뻑 줄 필요가 있다.
◇ 이 용
공원이나 넓은 식물원 등의 바위, 개활지나 인공 콘크리트 벽의 아래에 담쟁이덩굴 대신 심어 타고 올라가도록 하면 푸르른 면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큰 나무나 높은 절벽에 기어올라 많은 꽃을 피우고 있는 모습을 보면 잠시 걸음을 멈추게 되는 나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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