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0-15 격주간 제686호>
<4-H 역사 속으로…> 독서로 배움에 대한 열망 충족시켜

<4-H회원들이 마을회관에 문고를 설치하고 밤낮으로 독서에 힘썼다.>
마을문고 설치 운영

해방과 전쟁으로 황폐화된 이 땅에 4-H가 희망의 꽃을 피울 수 있었던 건 회원들의 배우고자 하는 열망 때문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4-H회원들이 가장 먼저 힘쓴 일은 문맹퇴치였다. 매일 밤 마을회관이나 동네 사랑방에 불을 밝혀놓고 시골동네 마을은 ‘가갸거겨…’로 시작되는 한글배우기로 뜨거웠다.
다음으로 새로운 기술과 교양을 습득하기 위한 독서였다. 회원들은 배움에 대한 열망이 워낙 컸기 때문에 4-H회가 바로 독서모임의 역할을 했다. 4-H회원들은 마을회관에 책을 모아놓고 돌아가며 읽었으며, 함께 독서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마을문고는 1964년 엄대섭 선생이 창시해 전국 마을단위로 퍼져나갔다. 하지만 문고를 운영할 수 있는 주체는 대부분 4-H회원들이었고, 회원들은 마을회관을 독서실화하여 열악한 환경에서도 마음을 살찌워 나갔다.
일례로 옛날 시골의 화장실은 구더기가 들끓었다. 책에서 생활의 지혜를 익힌 회원들은 석회가루를 화장실에 뿌리면 구더기가 없어진다는 것을 알고 마을 화장실들을 깨끗하게 해 주민들의 건강에 큰 도움이 되었다. 새로운 농업기술을 배우고 익혀 농작업을 쉽게 하고 생산량을 높이기도 했다.
지금은 웬만한 농촌지역도 학교도서관이나 군립도서관이 있어 쉽게 책을 읽을 수 있지만, 마을회관에 문고를 설치하고 도시에서 모아 보내준 헌책들을 호롱불 밝혀가며 공부했던 초창기 선배들을 생각하면 존경의 마음이 우러나는 것이다. 우리들의 선배들은 독서를 통해 우리의 미래를 설계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목록
 

간단의견
이전기사   <농촌·사회단신> 칼라버섯 요리가 눈과 입을 즐겁게 한다
다음기사   광주-경기 4-H경진대회 성대히 개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