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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H회원들이 마을회관에 문고를 설치하고 밤낮으로 독서에 힘썼다.> |
마을문고 설치 운영
해방과 전쟁으로 황폐화된 이 땅에 4-H가 희망의 꽃을 피울 수 있었던 건 회원들의 배우고자 하는 열망 때문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4-H회원들이 가장 먼저 힘쓴 일은 문맹퇴치였다. 매일 밤 마을회관이나 동네 사랑방에 불을 밝혀놓고 시골동네 마을은 ‘가갸거겨…’로 시작되는 한글배우기로 뜨거웠다.
다음으로 새로운 기술과 교양을 습득하기 위한 독서였다. 회원들은 배움에 대한 열망이 워낙 컸기 때문에 4-H회가 바로 독서모임의 역할을 했다. 4-H회원들은 마을회관에 책을 모아놓고 돌아가며 읽었으며, 함께 독서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마을문고는 1964년 엄대섭 선생이 창시해 전국 마을단위로 퍼져나갔다. 하지만 문고를 운영할 수 있는 주체는 대부분 4-H회원들이었고, 회원들은 마을회관을 독서실화하여 열악한 환경에서도 마음을 살찌워 나갔다.
일례로 옛날 시골의 화장실은 구더기가 들끓었다. 책에서 생활의 지혜를 익힌 회원들은 석회가루를 화장실에 뿌리면 구더기가 없어진다는 것을 알고 마을 화장실들을 깨끗하게 해 주민들의 건강에 큰 도움이 되었다. 새로운 농업기술을 배우고 익혀 농작업을 쉽게 하고 생산량을 높이기도 했다.
지금은 웬만한 농촌지역도 학교도서관이나 군립도서관이 있어 쉽게 책을 읽을 수 있지만, 마을회관에 문고를 설치하고 도시에서 모아 보내준 헌책들을 호롱불 밝혀가며 공부했던 초창기 선배들을 생각하면 존경의 마음이 우러나는 것이다. 우리들의 선배들은 독서를 통해 우리의 미래를 설계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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