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9-15 격주간 제684호>
<시네마&비디오> 맘마미아
뮤지컬과 같으면서도 다른 영화

1999년 런던의 프린스 에드워드 극장에서 아바의 히트송을 소재로 뮤지컬이 만들어졌다. 아바의 대표곡이었던 ‘맘마미아’, ‘댄싱 퀸’, ‘에스오에스’ 등 히트 곡의 가사들을 이용해서 이야기를 만든 특이한 경우였다.
이 뮤지컬은 북미, 호주, 일본, 독일 등 전 세계 160개 국가에서 크게 흥행하며, 아직까지도 아바의 노래가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리고 그 뮤지컬이 드디어 영화화됐다. 아바를 좋아했던 팬에게는 더 없이 반가운 일일 수밖에 없다. 도나(메릴 스트립)가 20년 동안 혼자서 키워온 딸, 소피(아만다 시프리드)가 결혼을 준비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소피는 결혼식 날 자신이 팔을 잡고 들어갈 아빠를 찾기 위해 엄마의 일기장에서 자신의 아빠라고 추측되는 세 명의 남자에게 초대장을 보낸다. 그런데 그날 샘(피어스 브로스넌), 해리(콜린 퍼스), 빌(스텔란 스카르시거드)이 한꺼번에 찾아온다. 소피가 이들 중 진짜 아빠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 하는 사이, 바로 도나는 20년 전에 자신을 떠났던 사랑의 진실을 알게 된다. 결국 소피의 결혼식 날, 20년 전의 엄마의 사랑이 확인되면서 영화는 끝난다.
뮤지컬의 연출가, 작가, 프로듀서가 그대로 영화에 참여했기 때문에 뮤지컬과 영화는 많이 닮아 있다. 하지만 영화로써 갖춰야할 덕목도 잊지 않았다. 바로 세트와 배경이다. 간소했던 뮤지컬 세트와 달리 영화는 스튜디오와 그리스 현지를 넘나들면서 화려함과 카스타니 해변의 아름다움을 뽐낸다. 파도가 부서지는 카스타니 해변의 아름다움은 코미디와 드라마의 허술함을 잊게 만들 정도다. 거기에 또 하나의 볼거리는 바로 주연 메릴 스트립과 조연들의 춤과 노래다. 메릴 스트립, 피어스 보로스넌, 콜린 퍼스, 스텔란 스카르시거드 등 유명 배우들이 직접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쉴 새 없이 뛰어다닌다.
1972년부터 1982년까지 활동했던 아바의 노래는 단순한 리듬과 멜로디, 그리고 직접적인 가사로 큰 사랑을 받았다. 폼 잡지 않고 디스코를 추며 자유롭고 즐거운 아바의 노래처럼 영화 ‘맘마미아’도 가벼우며 흥겹다. 무겁거나 심각한 이야기가 존재하지 않는 환상 속 그리스에서 발랄하게 영화는 끝난다. 무겁고 심각한 이야기가 잘 짜여진 것만이 옳다는 가치관을 버린다면 2시간 동안 아름다운 음악과 즐거운 춤에 취해서 70년대의 향수까지 만끽하며 극장을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손광수 / 시나리오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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