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7-15 격주간 제680호>
<시네마&비디오> 쿵푸팬더

북경 올림픽 마스코트의 활약

뚱뚱한 이미지는 미국의 중산층 아저씨들의 모습이다. 그리고 팬더는 북경 올림픽 마스코트이자 중국의 상징물이다. ‘쿵푸팬더’의 주인공은 뚱뚱한 팬더 ‘포’이다. 미국과 중국이 묘하게 만난 듯 보였다. 중국 무협영화의 신화적인 요소를 뼈대로 차용했고, 미국 시트콤식 말장난과 몸 개그를 살로 붙였다. 동서양의 조화라고도 볼 수 있지만 지나친 상업적 융합 같아 보이기도 했다.
포(잭 블랙)는 조상 대대로 내려온 국수집 아들이다. 과거에 어떤 사연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포는 팬더고 아버지는 오리다. 아버지 오리는 포에게 국수의 비법을 전수해서 국수집을 넘겨주려고 하지만 포의 관심은 오로지 쿵푸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평화의 계곡에서 ‘무적의 5인방’을 대상으로 전설로 전해오는 용문서의 전수자를 뽑는 쿵푸대회가 열린다. 우여곡절 끝에 경기장에 난입한 포. 그런데 대사부는 쿵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포를 ‘용의 전사’로 지목한다. 중간사부 시푸는 자신의 제자들이 뽑히지 못하자 포를 못마땅해 한다. 포가 쿵푸를 배우기엔 역부족이라고 생각하는 시푸와 무적의 5인방은 포를 괴롭힐 뿐 쿵푸를 전수하려 하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대사부는 시푸에게 포를 믿어달라는 말을 남기고 죽음으로 해탈을 한다. 대사부를 잃은 시푸는 포가 무적의 5인방이 가지고 있지 않은 재능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포에게 강도 높은 훈련을 시킨다. 그때 무적의 5인방은 감옥에서 탈출한 타이렁을 잡으러 가지만 모두 처참하게 당하고 만다. 그리고 평화의 계곡으로 쳐들어오는 타이렁. 평화의 계곡 주민들이 모두 피난을 가고 홀로 남은 시푸와 타이렁의 대결이 이루어진다. 시푸의 패배. 하지만 피난길에 올랐던 포가 돌아와 타이렁과 맞선다.
바람 부는 절벽 위에 삿갓을 쓰고 지팡이를 들고 바람에 망토를 날리며 서 있는 우수에 젖은 영웅, 하지만 이런 영웅의 모습은 120㎝에 몸무게 160㎏의 팬더였다. ‘쿵푸팬더’는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히트 상품 ‘슈렉’처럼 안티 히어로를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요즘 개봉한 ‘핸콕’, ‘아이언 맨’ 역시 마찬가지다. 이제 전형적으로 착하고 잘생긴 캐릭터가 영웅을 하던 시대는 지난 듯 하다. 슈퍼맨이나 스파이더맨처럼 잘난 척 하거나 교훈을 주려하지 않고, 오히려 현실 생활에서 보이는 친근한 모습들이 더욱 빛을 발하는 시대인 듯싶다. 북경 올림픽의 마스코트 팬더 역시 우리들에게 친숙하게 다가와 즐거움을 주는 데는 성공했다.<손광수 · 시나리오작가>

목록
 

간단의견
이전기사   <농촌·사회단신> 태극기, 앞으로 다른 기(旗)보다 더 높게 달아야
다음기사   4-H정신으로 농촌·자연 지킴이 될 것을 다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