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7-01 격주간 제679호>
<시네마&비디오> 강철중 : 공공의 적 1-1

다시 돌아온 희망의 캐릭터

공공의 적은 전혀 다른 내용으로 2편을 만들었다. 형사였던 ‘강철중’이 검사가 되어 흥행을 했지만, 관객들은 1편의 형사 ‘강철중’을 그리워했다. 결국 1-1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시 형사로 돌아왔다.
과잉수사로 징계를 받은 강동서 강력반 ‘강철중’(설경구) 형사가 초등학교 하루교사를 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형사보다는 깡패를 더 멋있게 생각하는 아이들. 하지만 강철중은 형사의 본업보다는 대출금을 받아 전셋집을 이사하는데 온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 그의 매력은 처음에는 중요한 사건에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일반 서민들이 느끼는 문제를 옳지 않은 방법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사표까지 던지며 전세 대출금도 못 받는 형사 생활을 그만두려하지만 고등학생이 친구를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다. 사표를 쓴 일반인의 신분으로 사건을 맡고 수사를 하던 강철중은 이 사건의 배후 조직이 있다는 것을 알고 거성그룹 회장 ‘이원술’(정재영)에게 접근한다. 사회적으로는 성공한 사업가, 집에서는 자상한 아버지이지만 이원술의 정체는 고등학교 일진 학생들을 ‘실전 깡패’로 키워내는 조직폭력배의 우두머리라고 직감한다. 그리고 곧 ‘강철중’은 독한 놈으로 변한다.
헐리우드 영화들이 한국 시장을 완전히 잠식해가고 있다는 두려움이 커지고, 한국 영화의 점유율이 바닥까지 내려갔을 때 절묘하게 ‘강철중’이 돌아왔다. 묘하게도 그 절묘한 타이밍에 안착을 했다. ‘공공의 적’ 시리즈의 기본적인 특징은 강한 놈 혹은 더 나쁜 놈을 적당히 나쁘지만 독한 놈이 이긴다는 설정이다. 우리 영화의 특징일 수도 있고, 혹은 대한민국의 권력구조가 가지고 있는 특징일 수도 있다. 그 전복의 쾌감을 주는 것은 삶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적당히 나쁜 짓을 하는 캐릭터 ‘강철중’이다.
강철중은 우리가 알고 있는 주인공의 거침없는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바르고 고운 말을 쓸 줄 모르고, 법보다 주먹이 먼저 나가고 통제가 불가능한 스타일이다. 하지만 그의 에피소드들은 다분히 생활 속에서 우리가 볼 수 있는 동네 아저씨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모든 일들이 마음대로 풀리지 않고 답답한 요즘 같은 세상에 ‘꼴통 강철중’은 물불 가리지 않고 전진할 뿐이다. 오랫동안 가슴속에 쌓였던 세상의 답답함을 그의 주먹과 거침없는 행동이 시원하게 날려버린다. 〈손광수/시나리오 작가〉

목록
 

간단의견
이전기사   7월 이야기
다음기사   지역4-H활성화 통한 4-H운동 재도약 모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