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시국에 느껴보는 백범의 애국애족 정신
시국이 어려워지면 사람들은 훌륭한 지도자를 그리워한다. 우리 근현대사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존경하는 지도자를 꼽으라고 하면 아마 백범(白凡) 김구(金九) 선생이 아닐까 여겨진다. 우리나라 자주독립에 몸 바친 백범의 인간 자체가 고스란히 들어있는 책이 바로 그가 지은 ‘백범일지(白凡逸志)’이다.
상편과 하편으로 구성되어 있고, ‘나의 소원’을 부록으로 넣었다. 상편은 백범이 53세 때 인(仁), 신(信) 두 아들에게 유언으로 남겨주고자 집필하였다. 하지만 내용은 모든 국민에게 애국과 민족관이 새롭게 일어날 수 있도록 감동어리면서도 힘차게 서술되어 있다.
“내 나이는 벌써 쉰셋이건마는 너희는 이제 단 열 살과 일곱 살밖에 안 되었으니 너희의 나이와 지식이 자라질 때에는 내 정신과 기력은 벌써 쇠할 것일 뿐 아니라, 이 몸은 이미 원수 왜(倭)에게 선전포고를 내리고 지금 사선(死線)에 서 있으니 내 목숨을 어찌 믿어 너희가 자라서 면대하여 말할 수 있을 날을 기다리랴.”
이렇듯 임시정부의 주석이 되어서 죽음이 언제 닥칠지 모르는 위태한 상황에서 이 책을 쓰고 있다. 자기 집의 내력과 어릴 때의 성장과정 그리고 동학운동에 참여하면서부터 부정과 부패에 항거하고 자유·정의·진리·평화·양심·평등이 무엇인가를 고백하는 과정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또 3·1운동 때까지의 항일투쟁 사실을 민족 주체적 입장에서 담담하게 기술하였다.
하편은 67세 때 중경 임시정부 청사에서 집필한 것으로 해외에 있는 동포들에게 전하는 내용이다. 3·1운동 이후 상해 임시정부의 활동 상황, 조국의 독립을 둘러싼 민족주의자들과 공산주의자들의 분열 대립 상황, 천황의 암살 계획, 홍구공원 폭발 계획을 비롯하여 광복군의 조직과 대일 선전포고 그리고 해방된 후 조국에 돌아와서의 여러 가지 일들을 자세히 기록하였다. 뒷부분의 ‘나의 소원’은 그의 철저한 민족주의적 입장의 정치사상이 피력된 유명한 글이다.
이처럼 이역만리 타국에서 독립운동을 전개하던 임정의 어려움과 활약상이 이 책에 상세하고 감동있게 서술되어 있다. “독립이 없는 백성으로 70평생에 설움과 부끄러움과 애탐을 받은 나에게는 세상에 가장 좋은 것이 완전하게 자주독립한 나라의 백성으로 살아보다 죽는 일이다. 나는 일찍 우리 독립정부의 문지기가 되기를 원하였거니와 그것을 우리나라가 독립국만 되면 나는 그 나라의 가장 미천한 자가 되어도 좋다는 뜻이다. 왜 그런고 하면 독립한 제 나라의 빈천이 남의 밑에 사는 부귀보다 기쁘고 영광스럽고 희망이 많기 때문이다.”
올해 여름방학과 휴가철에는 이 책을 통해 백범의 절절한 심정을 함께 느끼며 나라사랑 정신을 깨닫는 계기를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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