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9-01 격주간 제635호>
식구가 아주 단촐하군요?

우리말 배우기

식구가 많지 않아 홀가분하다는 말로 흔히 “식구가 아주 단촐하군요”라고 말한다. 또 일이나 차림이 간편하다는 뜻으로 ‘살림이 단촐하다’는 표현을 쓴다. 그러나 이때에는 모두 ‘단촐하다’가 아니라 ‘단출하다’라고 해야 맞는 문장이다. 이는 양성모음은 양성모음끼리, 음성모음은 음성모음끼리 어울리는 모음조화 규칙을 지키려는 무의식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의성어나 의태어 같은 상징어를 제외하면 모음조화 규칙은 현재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상징어 중에도 ‘개굴개굴’, ‘오순도순’, ‘깡충깡충’처럼 규칙이 깨진 예도 많이 발견된다. 따라서 현재 우리말에는 모음조화 규칙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오뚝이’, ‘쌍둥이’, ‘소꿉장난’ 등을 표준어로 하는 것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용어의 발음에서 모음조화 규칙을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단출하다’는 한자어 ‘홀로 단(單)’과 ‘날 출(出)’에서 나온 말이라는 추정이 있으나 좥한국한자어사전좦에서 ‘단출’은 찾을 수 없고, 이런 뜻의 한자어로 ‘단초(單抄)’만 보이므로 아직은 추정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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