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은 소우주(小宇宙) 이다-
자연과 인간은 원래 하나입니다. 아니 근본적으로 자연과 인간은 일체이고 하나인 것입니다. 그래서 ‘인간(人間)은 소우주(小宇宙)이며 자연(自然)의 일부(一部)’라고 한 것입니다.
‘농사짓는 농부는 자기 스스로 가축이 되고 작물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제대로 된 농사꾼은 자연체인 만물과 일체(一體)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 식구가 되고 공동운명체가 되어야 한다는 가르침입니다. 어떻게 해야 일체관계가 될 수 있겠습니까?
농사를 제대로 잘 지으려면 가축은 가축으로 작물은 작물로서 제 생리를 제대로 파악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제대로 잘 자라고 있는지 살펴봐야 하며,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그렇게 하려면 물론 부지런해야 합니다. 또 사랑과 애정으로 보다 가까이 하며 그들과 대화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야말로 자연과 하나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상(上)농사꾼은 돼지농사를 오래 하다보면 돼지의 모습과 표정을 닮아 가고, 벌을 오래 치면 벌의 모습을 닮아 갈 뿐만 아니라 벌이 한 식구를 맞는 듯 반가워 춤을 추며 쏘지 않는 것입니다. 꿀만을 채취하고 자기 이익을 챙기려는 사람에겐 벌은 공격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신토불이(身土不二)’란 말이 있습니다. 사람의 몸(身)과 흙(土)은 둘이 아니고 하나라는 말입니다. ‘제 땅에 난 음식 제 철에 먹어야 제 맛이 나고, 또 몸에 좋다’라고 풀이하기도 합니다만, 사람은 본질적으로 사람이 살고 있는 지역의 자연환경, 즉 흙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입니다. 지산지소(地産地消)란 말뜻을 새겨야 합니다. 제 땅에 난 농산물 제 고장에서 소비한다는 말입니다.
유교사상에서 ‘나’라고 하는 존재는 자연의 일원(一員)이며, 우주의 일원이라고 하였으며, ‘자비’정신을 토대로 한 불교도 인간과 자연을 상호 의존적인 존재로 보고 공생(共生)과 상생(相生)관계라고 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동양철학에서는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를 일체관계이며, 공생하고 상생하는 관계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신토불이가 아니고 신토합일(身土合一), 신토일체(身土一體), 신토여일(身土如一)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자연과 인간의 완벽한 합체(合體)라는 말입니다.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사람과 사람사이도 우리라는 관계이며, 상호 공생하고 상생하는 관계인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 청소년들이 추구하고 함양해야 할 농심사상이고, 세상살이의 기본 철학인 것입니다. 〈김 준 기 / 한국4-H본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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