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6-15 격주간 제678호>
<이야기 한자성어> 螳螂拒轍 (당랑거철)

‘사마귀가 수레에 맞선다’는 뜻으로
자기 분수도 모르고 무모하게 덤비는 행동을 비유한다

‘장자(莊子)의 천지편(天地篇)’, ‘한시외전(韓詩外傳)’, ‘문선(文選)’, ‘회남자(淮南子)의 인간훈편(人間訓篇)’ 등 여러 문헌에 나온다. 당랑당거철(螳螂當車轍) 또는 당랑지부(螳螂之斧), 당랑지력(螳螂之力)이라고도 하는데 모두 같은 의미이다. 당랑지부는 사마귀가 앞발을 치켜 든 모습에서 비롯된 말이다.
‘장자’에 보면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장여면(將閭勉)이 계철(季徹)을 만나 말했다. “노나라 왕이 내게 가르침을 받고 싶다고 하길래 몇 번 사양하다가 ‘반드시 공손히 행동하고 공정하며 곧은 사람을 발탁하여 사심이 없게 하면 백성은 자연히 유순해질 것입니다’라고 말하였습니다. 이 말이 과연 맞는 말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계철은 껄껄 웃으며 이렇게 대답하였다. “당신이 한 말은 제왕의 덕과 비교하면 마치 사마귀가 팔뚝을 휘둘러 수레에 맞서는 것 같아서(螳螂當車轍) 도저히 감당해 내지 못할 것입니다. 또 그런 짓을 하다가는 스스로를 위험에 빠뜨리게 되고 집안에 번거로운 일이 많아지며, 장차 모여드는 자가 많아질 것입니다.” 이것은 세속적인 충고는 제왕의 도를 오히려 그르칠 수 있다는 말이다.
‘회남자’에 나오는 이야기는 아래와 같다. 춘추시대 제(齊)나라 장공(莊公) 때의 일이다. 어느 날 장공이 수레를 타고 사냥터로 가던 도중 웬 벌레 한 마리가 앞발을 도끼처럼 휘두르며 수레를 쳐부술 듯이 덤벼드는 것을 보았다.
이 광경을 본 장공은 어이가 없어 마부를 불러 그 벌레에 대해 묻자, 마부가 이렇게 대답하였다.
“저것은 사마귀라는 벌레이옵니다. 이 벌레는 나아갈 줄만 알고 물러설 줄을 모르는데, 제 힘은 생각하지도 않고 적을 가볍게 보는 버릇이 있습니다.”
그러자 장공은 이렇게 말하면서 수레를 돌려 피해 갔다고 한다. “이 벌레가 사람이라면 반드시 천하에 용맹한 사나이가 될 것이다.”
또한 문선(文選 : 중국 양(梁)나라의 소통(소명태자)이 진(秦)·한(漢)나라 이후 제(齊)·양나라의 대표적인 시문을 모아 엮은 책)에 보면, ‘당랑거철’은 삼국시대로 접어들기 직전, 진림(陳琳)이란 사람이 유비(劉備) 등 군웅(群雄)에게 띄운 격문(檄文)에도 나온다.
“조조(曹操)는 이미 덕을 잃은 만큼 의지할 인물이 못 된다. 그러니 모두 원소(袁紹)와 더불어 천하의 대의를 도모함이 마땅할 것이다. 지금 열악한 조조의 군사는 마치 ‘사마귀가 제 분수도 모르고 앞발을 휘두르며 거대한 수레바퀴를 막으려 하는 것[螳螂拒轍]’ 과 조금도 다를 바 없다.”
이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자신의 위치와 분수를 넘어서 자기주장만 펼치는 사람들이 어려움에 빠지게 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항상 자신의 말과 행동에 주의를 해야할 것이다. 〈사마귀 당(螳) / 사마귀 랑(螂) / 막을 거(拒) / 수레바퀴자국 철(轍)〉

목록
 

간단의견
이전기사   2008년 사이버백일장 고등부 최우수상 수상작
다음기사   <4-H청소년의 달> 4-H회원이 펼친 다양한 행사 가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