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이 곧 천심(天心)이다-
농심이란 도대체 무엇이기에 강조하는 것일까? 그리고 우리 4-H인이 갖추어야 할 농심은 과연 무엇일까?
흔히들 농심(農心)이라고 하면 흙을 만지며, 꽃(작물)을 가꾸고, 짐승을 먹이고, 일(노동)하는 것. 즉 농사짓는 일을 하는 것을 농심이라고들 합니다. 그러나 결코 그런 단순한 뜻이 아닙니다.
농심은 농사꾼(농부)이 갖고 있는 마음이며, 농사짓는 농부의 심성을 말합니다. 좀 어렵게 표현하면 농심은 농사꾼이 가져야 할 또 갖고 있는 농사철학(農事哲學)이며 농사(農士)꾼의 도(道)인 것입니다. 농사짓는데 무슨 도이며 또 무슨 철학인가 하고 의아해하고 반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농심에는 정말 깊은 사상과 삶의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농부가 밭에 씨앗 뿌려 결실을 거두어들이듯이 이 세상은 만유의 씨앗이라고 할 수 있는 어떤 근본적인 존재가 세상을 밭으로 삼아 농사를 짓고 사는 곳이 바로 인간이 살아가는 이 지구촌이고, 그 삶이 바로 인간의 ‘세상살이’인 것입니다. 그러기에 농사(農事)는 천하의 커다란 근본행위(根本行爲)인 것입니다. 농사짓는 일은 세상 모든 것의 근본이라는 말입니다. 그래서 농자(農者) 또는 농사(農事)는 천하지대본(天下之大本)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농민을 농사꾼, 농투성이라고 낮춤의 말로 쓰고 있으니 세상살이와 인심이 잘못 되어도 이만 저만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농심을 바로 세워야 하는 것입니다.
‘농심은 곧 천심(天心)입니다.’ 농사짓는 농사꾼의 마음이 곧 하늘마음이라는 말입니다. 하늘의 마음은 곧 하늘의 뜻이며 자연의 섭리인 것입니다. 하늘의 뜻에 따라 살아가는 것이 세상살이의 이치이며 사회의 윤리이고 질서입니다. 세상살이를 바로 잡아야 합니다.
농심을 거역하고, 하늘의 뜻을 거역하여 그 이치에 반하면 큰 재앙이 옵니다. 최근 들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각종 지구촌의 재해들이 바로 이것을 말해줍니다. 기후온난화 현상과 기상이변, 자연환경의 공해와 생태계의 파괴 등 각종 재해로 인하여 인류의 생존권이 위협당하고 있지 않습니까? 자연재해만이 아닙니다. 식량 생산기반인 토양이 병들어 죽어가고 있고, 세계적인 물 부족 현상과 식량난으로 지구촌에 굶주리고 죽어가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많습니까?
청소년들은 미래의 주역이며 희망입니다. 21세기 미래사회의 내 나라, 내 민족은 물론 지구촌과 인류를 제대로 올곧게 살리고 지켜나기 위해서는 농심(農心)철학과 사상이 무엇이며, 세상살이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터득해 야 합니다.
〈김 준 기 / 한국4-H본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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