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5-01 격주간 제675호>
<이규섭의 생태기행> 허브 향 품은 지리산 청정지역

용산마을은 해발 500m로 허브 재배의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연평균 기온이 12.7도로 일조량이 풍부하고, 연간 강우량은 1660㎜로 넉넉하다. 새로운 볼거리와 함께 농가 소득에 크게 기여하여 허브 재배면적이 해마다 늘고 있다. 이 마을 30가구가 심은 캐모마일만 13㏊에 이른다. 허브 재배의 기본은 무농약이다. 벼농사보다 일손이 덜 들고 판로와 소득이 보장되어 단기간에 ‘춘향허브마을’로 자리잡았다.

남원 운봉 허브밸리

전북 남원에서 여원재를 넘어 인월에 이르는 운봉은 해발 450m~650m의 고원분지다. 면적 69.51㎢의 분지 전체가 운봉읍으로 민속문화와 토속적 삶의 풍경이 고스란히 담긴 화수분 같은 고장이다. 지리산 중턱 고원지대에 드넓은 평야가 펼쳐져 놀랍고 기름진 땅에 풍요가 넘실거린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국립면양종축장이었던 양떼목장, 지방문화재로 등재된 억새로 지붕을 이은 집, 설화처럼 살아가는 ‘흥부마을’, 판소리 동편제의 시조 송흥록 명창의 탯자리 ‘비전마을’, 전라도와 경상도를 잇는 팔랑치(八良峙), 목기의 대명사 남원목기공장 등 언제 들려도 운봉은 해묵은 된장처럼 감칠맛이 난다.
요즘은 지리산 청정지역이 허브(Herb) 향을 품었다. 운봉읍사무소에서 철쭉으로 유명한 지리산 바래봉 방향으로 가다보면 짙은 허브 향이 코끝을 간즈린다. 바래봉이 올려다 보이는 용산리(龍山里)다.
용산마을은 해발 500m로 허브 재배의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연평균 기온이 12.7도로 일조량이 풍부하고, 연간 강우량은 1660㎜로 넉넉하다. 새로운 볼거리와 함께 농가 소득에 크게 기여하여 허브 재배면적이 해마다 늘고 있다. 이 마을 30가구가 심은 캐모마일만 13㏊에 이른다. 허브 재배의 기본은 무농약이다. 벼농사보다 일손이 덜 들고 판로와 소득이 보장되어 단기간에 ‘춘향허브마을’로 자리잡았다.
국화를 닮은 허브식물 ‘캐모마일’이 하얀 꽃물결을 이루며 산자락과 들판에 두루마리를 펼쳐 놓았다. 꽃이랑 사이로 봄바람이 살랑거리며 짙은 향기를 실어 나르고, 할머니와 아주머니들이 꽃송이를 바구니에 부지런히 따 담는다. 올해는 지난 가을 장마로 생육이 예년 보다 늦어져 수확의 손길이 더욱 빨라졌다.
캐모마일은 인도와 유럽이 원산지로 ‘땅에서 나는 사과’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허브로 사과 향이 짙다. 병충해를 입은 식물 근처에 캐모마일을 심으면 병든 꽃이 생기를 찾아 ’식물의사‘라고도 불린다.
들녘에는 캐모마일 뿐 아니라 로즈마리, 라벤더, 페퍼민트, 백리향, 감국 등 꽃 마다 다른 향을 뿜어내는 허브식물로 가득하다. 종류도 동·서양 허브에 한약재를 포함해 100여 종에 이른다.
허브의 종류는 지구상에 약 2500여 종으로 우리나라에도 1000여 종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늘, 파, 고추 등 양념과 냉이, 달래, 쑥 등 향기 나는 식물은 모두 허브다. 허브는 차, 입욕제(入浴製), 두통·불면증 치료제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인다.
남원시는 관광·휴양과 더불어 미래를 이끌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허브를 선택, 2005년 9월‘지리산웰빙허브산업특구’로 지정 받았다. 허브재배와 함께 바래봉 입구에 가공단지와 테마 파크, 지리산자생환경식물공원 등 허브 밸리(Herb Valley)를 조성 중이다.
허브를 원료로 향수·화장품·비누·식재료 등을 만드는 7개 업체가 입주하여 가동에 들어갔다. 용산마을에서도 허브체험과 함께 허브제품을 전시, 판매한다. 남원시는 지리산 바래봉의 철쭉이 만개 하는 5월10일부터 9일간 ‘철쭉과 캐모마일 허브의 만남’을 주제로 제1회 허브축제를 열어 철쭉의 아름다움과 허브의 향기를 관광객들에게 선물한다.

캐모마일 허브를 수확하는 손길이 바쁘다.<남원시청 제공> 지리산 바래봉 입구에 조성 중인 허브밸리조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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