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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01 격주간 제675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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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박이 말 |
토악질
<먹은 것을 게워 냄 또는 그런 일>
음식을 잘못 먹어 속이 뒤틀리면 먹은 것을 토해 내야 속이 시원하다. 이른바 ‘오바이트(overeat)’를 해야 하는 것이다. 이 ‘오바이트’에 대한 우리말이 ‘토악질’이다. ‘먹은 것을 게워 냄’ 또는 ‘그런 일’이라는 뜻이다.
‘토악’의 ‘토’는 ‘토하다’의 ‘토’와 같이 한자 ‘吐’로 추정되나, ‘악’은 어원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 ‘-질’은 ‘걸레질, 삽질’ 등에 보이는 ‘-질’과 같이 ‘되풀이되는 동작’을 지시하는 접미사이다. ‘토악질’이 연속적인 행위여서 접미사 ‘-질’을 덧붙인 것이다.
한편 ‘토악질’에는 ‘남의 재물을 부당하게 받았다가 도로 내어 놓음’이라는 의미도 있다. 뇌물을 받았다가 돌려주는 것을 ‘토악질’이라 하는 것이다.
남새
<밭에서 기르는 농작물>
‘채소’에 대한 우리 고유어가 ‘남새’이다. 중세국어에서는 ‘새’로 나오는데, 더 소급해 올라가면 ‘새’였을 것이다. ‘’은 ‘菜(나물)’의 뜻으로 지금 ‘나물’로 남아 있으며, ‘새’는 ‘草(풀)’과 같은 뜻이다. ‘초가(草家)’를 ‘새집’이라 하는 것만 보아도 ‘새’의 의미를 금방 알 수 있다. 이로 보면 ‘새’는 ‘나물이라는 풀’로 해석된다.
‘남새’라는 단어는 지금도 세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채소(菜蔬)’라는 한자어에 밀려나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지경에 와 있다. ‘남새밭(채소밭), 남새붙이(무, 배추, 아욱 따위의 채소를 통틀어 이르는 말)’ 등과 같은 합성 형태 속에서도 ‘남새’를 확인할 수 있다.
심마니
<산삼 캐는 일을 하는 사람>
‘심마니’의 ‘심’은 ‘삼(蔘)’에 대한 우리 옛말이다. 말하자면 예전에는 ‘삼’을 ‘심’이라고 했던 것이다. 우리말 ‘심’이 중국으로 들어가 ‘삼(蔘)’이 되었는데, 이것을 다시 우리가 차용하여 그렇게 쓰고 있는 것이다. ‘삼’이라는 단어의 세력이 커지자 우리말 ‘심’은 상대적으로 세력이 약화되어 사라지게 된다.
지금은 그 흔적이 산삼 캐는 사람들의 말에 남아 있다. ‘심마니’들은 ‘삼’을 ‘심’이라고 한다. 산삼을 발견하면 “심 봤다”라고 외치는데 바로 그 ‘심’이 ‘삼’인 것이다. ‘마니’는 사람을 뜻한다. ‘심마니’는 ‘삼을 캐는 사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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