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0-15 격주간 제638호>
<4-H교사 이·야·기> 이 정 희
대학을 졸업하고 교직에 첫 발을 내딛게 된 곳은 공교롭게도 아버지께서 교직에 첫 발을 내딛던 곳이자, 나의 유년시절 뛰놀던 시골마을에 자리한 세지중학교였으니 남다른 감회를 가지고 이곳 학생들에게 정을 나누어 주며 강산이 두 번쯤 변해 버림직한 세월을 보내고 있기도 하다.
맑은 하늘 맘껏 구경하며 뛰놀 수 있는 이 곳이지만 아이들은 인근 도시와 그리 멀지 않아서일까 땡볕에서 뛰놀기보다는 컴퓨터오락을 더 좋아하는 도시의 아이들과 다름없는 모습을 보면서, 교사로서 이 아이들에게 농촌에 사는 자긍심을 심어주고, 자부심을 갖게 해 주고 싶었을 때 나의 가슴에 와 닿은 것이 바로 4-H클럽이었다.
대학시절 막연하게 지·덕·노·체 마크가 새겨진 네잎클로버 선배님들의 활동을 보면서 농촌의 부흥을 일으켰던 원동력이 4-H회라는 생각이었지만 스스로 참여해 보지 않은 단체였으니, 우선은 우리 학생들에게 4-H가 무엇인지, 가르쳐도 될 것인지 검색하고 또 그 정신을 함께 공유할 수 있을 것인지 곰곰 따져 보며 가입하는 법, 활동내용, 그리고 이념 등을 홈페이지를 통하여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나의 머리는 더욱 명석하게 생각하며, 나의 마음은 더욱 크게 충성하며, 나의 손은 더욱 위대하게 봉사하며, 나의 건강은 더욱 좋은 생활을 하기로 맹세한다는 서약을 보면서 늦었지만 우리 학생들에게 농촌에 살면서도 자부심과 자긍심을 갖기에 충분한 목표를 설정해 줄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을 가지고 도전해보기로 맘먹게 되었다.
학년 초 학생들의 창의적 재량활동 시간이며, 특별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에 나의 뜻에 동조하며 따를 수 있는 학생들을 조사해 보니 불과 10명에 지나지 않았다. 전교생이 110명이니 1할의 학생들이 참여의사를 밝혀 온 셈이었다. 첫 술에 배부를 순 없다는 생각으로 우선 학생들과 함께 일 년 동안 함께 할 과제를 정하고 그것들 중에서 우리들이 꼭 실천할 수 있는 것을 가려보기로 하였다.
첫째는 학교의 주변 환경을 아름답게 우리 손으로 꾸며보기로 하였다. 둘째는 학교에서 모범생이 되는 것이었다. 셋째는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는 선도역할을 하자고 다짐하였다. 커다란 목표를 세우고 나니 우리들 스스로 이미 거대한 일이라도 해 낸 듯 으쓱함이 일었다. 목표들을 세웠으니 이제부터는 실천할 수 있는 작은 과제들을 또 생각해 보기로 하였고, 하나하나 나열해 보았다.
이렇게 목표를 정하고, 홍보하며 활동을 하다보니 일 년이 채 지나지 않았는데 어느새 회원들의 수가 무려 45명에 이르게 되었으며, 지금은 서로서로 4-H회원이 되게 해 달라고 아우성이다. 이제 곧 11월이 되면 우리 학교의 장동축제가 열린다. 이날에도 우리 회원들은 야생화 전시회를 개최할 예정이고, 바자회를 할 생각이다. 우리 4-H회원들이 세지중학교의 주인이 되어있는 축제를 위하여….
 〈전남 나주 세지중학교4-H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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