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물고기들은 산란장소가 마땅치 않아 콘크리트 블록이나 교각, 물가의 수초 등에 알을 낳았지만, 열악한 환경으로 제대로 부화되기 어려웠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2000년대 초반부터 인공산란장을 만들기 시작, 지금은 밤섬을 비롯하여 반포 서래섬 앞, 중랑천 하구, 반포대교 북단, 선유도 등 12곳에 인공산란장을 조성해 놓았다.
한강 인공산란장
올 봄은 일조시간이 평년보다 길고 기온이 평균치를 웃돌아 한강 밤섬의 버드나무 숲에 초록빛 윤기가 자르르 흐른다. 여의도에서는 한강과 벚꽃이 어우러진 축제가 한창이고, 생태관찰과 함께 ‘대한민국 난 전시회’ 등 볼거리도 푸짐하다.
한강의 수온 상승으로 물고기들의 산란도 예년보다 빨라졌다. 산란기는 보통 4월 중순부터 6월 하순까지다. 밤섬 앞에는 플라스틱 재질의 흰색 원형 구조물이 물 위에 둥둥 떠 있다. 플라스틱 안에 초록색 인공 수초(水草)를 넣어 물고기들의 산란을 돕는 ‘물고기 인공 산란장’이다. 수초는 합성섬유로 만들었지만 색깔이 풀과 비슷하여 잉어·붕어·누치 등이 몰려와 알을 낳는다.
한강의 물고기들은 산란장소가 마땅치 않아 콘크리트 블록이나 교각, 물가의 수초 등에 알을 낳았지만, 열악한 환경으로 제대로 부화되기 어려웠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2000년대 초반부터 인공산란장을 만들기 시작, 지금은 밤섬을 비롯하여 반포 서래섬 앞, 중랑천 하구, 반포대교 북단, 선유도 등 12곳에 인공산란장을 조성해 놓았다.
산란기에 운영하다 장마직전 걷어
가로 45m, 세로 50m 넓이의 인공산란장은 물에 떠내려가지 않도록 돌을 달아 물 속에 고정시킨다. 산란기 내내 운영하다 장마 직전에 걷어낸다. 인공수초에 낳은 물고기 알은 섭씨 20도에서 대개 4~5일, 23도에선 3일이면 부화한다.
깨알보다 작은 어린 고기(자어·仔魚)는 알의 노른자 난황(卵黃)을 흡수한 뒤 동물성플랑크톤을 먹고 자란다. 부화 후 30일이 지나면 2~3㎝로 자라 떼를 지어 유영하며 수서곤충이나, 수생식물 등을 먹는 단계인 치어(稚魚)로 성장한다.
한강의 물고기는 1958년 61종이었으나 70년대 산업화·도시화에 따른 생활오폐수 유입, 80년대 한강 종합개발을 거치면서 서식환경이 급변한 탓으로 1990년에는 21종으로 크게 줄었다. 서울시의 지속적인 하수처리시설 개선과 하수관로 매설작업 등을 펼친 결과 2000년에는 56종으로 다시 늘어났다.
2000년부터 2004년까지 은어, 황복, 참게, 붕어, 숭어 등 80만 마리의 치어를 방류하고, 인공산란장을 설치한 뒤부터 2006년에는 천연기념물 제190호 황쏘가리를 비롯하여 남생이, 자라, 황복, 숭어, 메기 등 59종의 어종이 확인됐다.
항쏘가리등 어종 59종 확인
2006년 3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이 주관한 조사에서는 1급수에만 사는 버들치가 서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2급수 이상에만 사는 은어, 빙어 등이 새로 발견됐고, 양재천에서는 섬진강 하구 등 맑고 깨끗한 물에서만 사는 민물조개와 재첩의 서식이 확인되는 등 71종의 어류를 확인했다.
한강사업본부는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산란기 물고기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돌을 던지거나 소리를 지르지 말 것을 당부한다. 특히 쏘가리 산란기(5월20일~7월10일) 때 낚시를 하면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한강의 어종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것은 생태환경이 꾸준하게 복원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강 수질개선과 지류천의 자연형 하천복원, 생태적 관리방안 마련 등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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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밤섬 앞에 설치해 놓은 물고기 인공 산란장.> |
<인공 산란장 수초에 물고기 알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한강사업본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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