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4-15 격주간 제674호>
<이야기 한자성어> 畵虎類狗 (화호유구)

호랑이를 그리려다가 개가 되었다는 말로
서투른 솜씨로 어려운 일을 하려다가 도리어 잘못되는 것을 뜻한다

화호유구(畵虎類狗)또는 화호불성반류구자(畵虎不成反類狗者), 화호불성(畵虎不成)이라고도 한다.
이 말은 ‘후한서(後漢書)’의 ‘마원전(馬援傳)’에 나온다. 마원(馬援)은 중국 후한(後漢) 사람으로, 후한 광무제(光武帝) 때에 벼슬하여 용장으로 이름을 떨친 인물이다. 마원은 광무제 건무(建武) 17년, 복파장군(伏波將軍)으로 임명되어 징칙(懲側)과 징이(徵貳)의 반란을 토벌하기 위해 교지(交趾)를 공략하고 있었다. 그곳에서 멀리 고향에 편지를 보내, 형의 아들인 마엄(馬嚴)과 마돈(馬敦)을 훈계하였다. 마엄과 마돈은 사람을 비판하기를 몹시 좋아하고, 또 놀기 좋아하는 경박한 무리들과 어울려 다녔으므로, 마원은 항상 두 사람에 대하여 근심하고 있었다. 마원은 전투의 여가를 보아 다음의 내용이 담긴 훈계의 편지를 보내고 있는데, 그 가운데 ‘화호불성반류구(畵虎不成反類狗)’란 말이 나온다. 다음은 그 편지의 일부분이다.
“너희들이 남의 잘못에 관하여 듣는 것은 좋으나 먼저 말을 꺼내서는 안 되며, 국정을 가벼이 논해서도 안 된다. 다시 말하는 까닭은 너희들이 훌륭한 성인이 되는 것을 바라기 때문이다.
용백고(龍伯高)는 인물이 중후하고 신중 겸손하며 위엄이 있다. 나는 그 사람을 좋아하고 중히 여기니 너희도 그를 본받아라. 또 두계량(杜季良)은 호협하고 의협심이 많아 다른 사람의 근심된 일을 함께 걱정해주고 남의 즐거움을 또한 같이 즐거워해준다. 그래서 그의 부친 장례 때는 여러 고을에서 많은 사람들이 와서 조의를 표하였다. 나는 그를 좋아하고 중히 여기지만 너희에게 그를 본받으라고 권하고 싶지는 않다. 용백고를 본받으면, 그 사람과 같이는 못되더라도 적어도 근직(謹直)한 선비는 될 것이다. 즉, ‘고니를 새기다가 이루지 못하더라도 거위와 비슷하게 될 것(刻鵠類鵝:각곡유아)’이다. 그러나 두계량의 흉내를 내다가 이루지 못하면 천하에 경박한 자가 될 것이다. 마치 ‘호랑이를 그리려다 잘못 그리면 개를 닮게 되는 것(畵虎不成反類狗)’과 같다.”
이 이야기에서 비롯하여 ‘화호불성반류구’란 말이 나왔으며, 한편 ‘각곡유아(刻鵠類鵝)’는 고니를 새기려다 이루지 못하더라도 거위와 비슷하게 된다는 뜻으로, 훌륭한 선비를 본받으려다 실패해도 선인(善人)은 될 수 있음을 이르는 말로, 화호불성반류구와는 그 뜻이 정반대로 사용된다.
“사람은 꿈을 먹고 산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사람에게 있어서 꿈은 생명과도 같은 것이다. 큰 꿈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은 좋지만, 성실한 노력 없이 꿈만 쫓게 된다면 결국 그 사람은 망가지고 말 것이다. 자신의 분량에 맞는 작은 것들을 하나하나 이뤄갈 때 비로소 큰 꿈을 이룰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요즘 우리들의 주변이 많이 어수선하다. 이럴 때일수록 조그만 것들부터 하나씩 돌아보고 차근차근 정리해야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림 화(畵) / 범 호(虎) /
무리 류(類) / 개 구(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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