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4-15 격주간 제674호>
토박이 말

황소바람
<좁은 틈이나 구멍으로 들어오는 몹시 세고 찬 바람>

‘황소’옆에 가서 그 숨소리를 들어보라. 큰 콧구멍을 통해 나오는 숨소리가 크고 세다는 것은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크게 쉬는 숨’을 ‘황소숨’이라고 한 것만 보아도 그 숨소리가 얼마나 크고 센지 알 수 있다. ‘황소숨’처럼 세게 부는 바람이 ‘황소바람’이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겨울철 좁은 틈이나 구멍으로 들어오는 몹시 세고 찬 바람이 ‘황소바람’이다.
‘황소’의 속성을 이용한 표현에는 ‘황소바람’ 이외에도 ‘황소걸음(느릿느릿 걷는 걸음), 황소고집(쇠고집), 황소부림(크게 치는 몸부림), 황소울음(크게 울부짖는 울음)’ 등이 있다.


섬서하다
<지내는 사이가 서먹서먹하다>

뜻과 마음이 맞지 않는 사람과 함께 일을 하다보면 자주 충돌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상대를 증오하게 되어 다시는 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 때도 있다. 어쩌다 마주쳐도 서로 무시하거나 데면데면하게 지낸다. 이렇듯 지내는 사이가 데면데면하고 서먹서먹한 것을 ‘섬서하다’라고 한다.
‘섬서’는 ‘데면데면하고 서투름’이라는 뜻으로 오래전부터 사용해 온 말이다. 이 ‘섬서하다’의 작은 말이 ‘삼사하다’인데, 지내는 사이가 조금 서먹서먹한 것은 ‘섬서하다’와 구별하여 그렇게 표현한다.


뒤설레
<서두르며 수선스럽게 구는 일>

‘급할수록 돌아가라’라는 말이 있다. 급하다고 서두르면 도리어 실수를 범할 수 있으므로 차분히 대처하라는 뜻이다. 공연히 서두르며 수선을 떨어봤자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 이렇듯 서두르며 수선스럽게 구는 일을 ‘뒤설레’라고 한다. 주로 ‘뒤설레를 떨다’, ‘뒤설레를 놓다’와 같은 형식으로 쓰인다.
‘뒤-’는 ‘뒤범벅’ 등에서 보는 것과 같이 ‘몹시’라는 뜻의 접두사이고, ‘설레’는 ‘가만히 있지 않고 자꾸 움직이는 행동이나 현상’을 가리킨다. 이를 통해 ‘뒤설레’의 본래 의미가 ‘몹시 움직이는 행동’임을 알 수 있다. ‘서두르며 수선스럽게 구는 일’이라는 현실 의미와는 조금 차이가 있다. 오히려 ‘몹시 서두르며 부산하게 구는 행동’을 뜻하는 ‘설레발’과 의미가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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