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0-15 격주간 제638호>
<이 규 섭 의 생태기행> ‘도심의 허파’ 서울숲(上)

개장 1년 만에 생태계 살아났다

<서울숲에서 꽃사슴에게 먹이를 주고 있는 모녀>

‘서울 도심의 허파’구실을 하는 서울숲을 최근 처음 둘러보았다. 뉴욕 센트럴파크에 버금가는 도심 속의 녹지공간 조성을 목표로 2003년 1월 1일에 착공, 2352억원을 들여 2년 6개월간의 공사 기간을 거쳐 지난해 6월 18일 문을 열었다.
뉴욕의 센트럴파크는 뉴욕 시민의 휴식공간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이 즐겨 찾는 관광명소로 두 번 들렀다. 채석장과 돼지농장, 판자촌이 즐비했던 외딴 지역에 공원을 조성한 것은 1856년. 150년 만에 빌딩 숲과 최고급 빌라가 즐비한 맨해튼 중심지로 변했다.
숲과 정원 속에는 조깅, 산책, 승마, 자전거도로가 조성되어 있고, 놀이구장, 동물원, 아이스 스케이팅 링크, 회전목마, 야외극장, 수많은 분수와 조각품 등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두루 갖추어놓았다. 특히 여름철 초록 융단의 잔디밭에서 시민들이 반나(半裸)로 일광욕을 즐긴다.
서울숲이 들어선 뚝섬 역시 ‘바캉스’라는 낯선 용어가 중산층을 중심으로 자리 잡아 가던 시절, 서민들이 물놀이를 즐기던 뚝섬유원지다. 1954년 경마장이 들어서고 80년대 중반 골프장이 조성되었으며 도로와 레미콘공장으로 둘러싸였던 ‘죽은 공간’이 서울숲 조성으로 ‘생명의 공간’으로 탈바꿈됐다.
서울시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5월까지 서울시정개발연구원에 의뢰하여 서울숲의 생태계를 조사한 결과 천연기념물 ‘새매’를 비롯하여 조류 31종, 어류 8종, 곤충류 95종, 식물류 335종 등 총 488종의 동·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혀 1년 만에 생태계가 다양하게 살아나고 있는 것이 입증됐다. 터덜거리던 버스를 타고 뚝섬유원지와 ‘경마장 가던 길’이 이제는 버스와 전철은 물론 한강 유람선을 타고 갈 수 있다. 청계천 물길 개통과 함께 청계천 수변 보행로에서 중랑천변~한강~서울숲에 이르는 10.8㎞의 그린웨이가 만들어져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갈 수도 있다.

<수련 등 수생식물을 식재한 체험학습원>

2호선 뚝섬전철역 8번 출구를 빠져 나오니 서울숲까지 850m라는 안내판이 보인다. 쉬엄쉬엄 걸어도 10분이면 거뜬하다. 서울숲의 면적은 35만여평으로 여의도공원 면적의 다섯 배다. 정문 초소에서 안내 팜플렛을 받아 가는 것이 숲을 둘러보기에 편리하다.
방문자센터를 지나면 나무그림자를 드리운 호수공원이 있고, 오른쪽으로 예전 경마장을 기념해 만든 청동조각 말들이 힘차게 달리는 모습으로 반긴다. 그 뒤로 바닥분수가 시원하게 솟구친다. 서울숲은 구역별 토지여건과 주제에 따라 문화예술공원, 생태숲공원, 체험학습원, 습지생태원, 한강수변공원 등 모두 5개 구역으로 조성했다.
입구주변 문화예술공원에는 스케이트 파크, 숲속놀이터, 물놀이터, 체육공원, 거울연못 등 놀이시설과, 수변휴게실, 숲속 산책로 등 휴식공간이 몰려 있어 게임과 사생대회, 각종 스포츠, 추억 만들기 사진촬영대회 등이 열린다.
체험학습원에서는 곤충을 눈으로 관찰하고 배우는 곤충식물원과, 덩굴식물을 볼 수 있다. 습지생태원에는 조류관찰대와 습지초화원이 있고, 한강수변공원에서는 각종 수상레저스포츠를 즐긴다. 서울숲의 하이라이트는 꽃사슴이 뛰놀고 다람쥐가 숨바꼭질하는 생태숲과 억새가 무더기로 피어난 ‘바람의 언덕’이다. 〈계속〉 〈이규섭 /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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