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0-15 격주간 제638호>
<나무이야기> 산초나무

열매의 짙은 향은 식품첨가제 활용

산초나무는 가을이면 검은 구슬 옷을 입은 마술사가 되어 야릇한 향기를 풍긴다. 산초열매를 따 담는 시골 아낙네의 마음도, 치마폭도, 열매의 냄새로 흠뻑 취한다.
운향과에 속하는 낙엽활엽수로 함경도를 제외한 전국의 그리 높지 않은 곳, 어디서나 잘 자라고 있다. 활엽수이지만 키는 작은 편이다. 추위에 강하지만 양지쪽을 좋아한다. 줄기는 곧게 자라고 가지는 많이 뻗지 않으며 예리한 가시가 나있고 오래 묵은 가시는 퇴화되어 끝이 뭉뚱하게 된 것도 있다. 산초나무의 일가(一家)로는 초피나무와 왕초피나무가 있다.
잎은 잎자루 축에 넓은 피침형인 작은 잎이 마주나며 보통 열 셋에서 스물 한장까지 달려 있고 가장자리에는 잔잔한 톱니가 나 있다. 꽃은 초여름부터 늦여름까지 황록색으로 무리지어 피는데 암수가 따로 구별되어 있다.
열매는 가을에 연한 녹색에서 홍색으로 익다가 껍질이 갈라지면서 동글동글한 검은 씨가 밖으로 튀어나온다. 잎에도 향기가 있지만 열매에는 짙은 특유의 향기를 많이 지니고 있어 이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추어탕이나 민물고기 매운탕 등에 넣으면 특유의 비린내를 없앨 수 있다고 하여 활용하고 있다. 열매를 따서 기름을 짜 식용유로 이용하기도 하며 옛날에는 불을 켜는데 사용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산초나무를 황해도에선 ‘분지나무’라 부르고, 남부지방에선 초피나무를 ‘제피’, ‘젠피나무’로 부른다. 일본사람들은 초피를 산초라 통용해서 쓰고 있다. 옛날에는 ‘초’라 불렀으며 촉나라에서 많이 난다하여 촉초(蜀椒)라 하고 사천성에서나는 것들을 ‘천초’라 하였다. 왕초피나무는 가장 크게 자라고 초피나무와 같이 해발 300m이하에서 자라고 가시가 크다. 가시의 밑 부분이 매우 넓고 굳세다.
산초나무 열매를 가을에 채취하여 모래 속에 묻어 두었다가 봄에 뿌리면 된다. 가을의 열매 경치가 좋아 공원의 독립수로 심어 가꿀 만하다. 꽃도 비교적 아름다워 정원에 심어 가꾸면서 잎의 향을 음미하는 한편 비린내 제거에도 활용하면 일석삼조가 아닐까?
산초나무는 약재로도 이용되는데 산초를 살짝 볶아서 쓰면 기름성분을 낮춰 자극성을 완화시킨다. 초피를 약으로 쓸 때는 종자를 추려내고 껍질만 쓴다. 산초는 중초를 따뜻하게 하며 한(寒)을 물리치고 살충, 진통의 효능이 있어 일반적으로 회충을 없애는데 쓴다. 식욕을 돋구며 위액 분비를 촉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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