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0-15 격주간 제638호>
<전통의 멋> 뒤 꽂 이

쪽진머리 뒤에 덧꽂는 비녀 외의 장식품

옛날의 우리나라 여성은 머리단장에 많은 정성을 쏟았다. 매일 아침 1~2백번 빗질을 한 다음 머릿기름을 바르고 단정히 빗어 가리마를 탔다. 검고 윤기 나는 머릿결로 매만지고서 쭉머리에 비녀를 찌른다. 이렇게 단장하면 야무진 모습이 되는데 이러한 단장은 모든 여성이 매일 반드시 해야 하는 기본이었고, 멋을 뽐내고 싶거나 나들이를 할 경우 여러 가지 장식품을 사용하게 된다. 가령 사대부가의 여인은 첩지·첨·귀이개·뒤꽂이를 한 둘 혹은 모두 꽂는다.
조선시대의 부인들이 유행처럼 사용했던 뒤꽂이는 끝이 뾰족하고 다른 한 끝에는 여러 가지 형태의 장식이 딸려 있어 뾰족한 곳을 쪽에 꽂아 장식한다. 일반에서 사용한 뒤꽂이는 과판이라하여 국화 모양의 장식이 달린 것, 연봉이라 하여 막 피어오르는 연꽃 봉오리를 본 떠 만든 장식이 달린 것을 썼다.
궁가나 반가의 여인들이 썼던 뒤꽂이는 매우 화려했다. 뾰족한 몸체 반대편의 머리 부분은 대개 꽃 모양인데 칠보 장식을 하였고 밀화·홍옥·산호·비취·파란진주 등의 보석을 더하여 작지만 아름답기 그지없다. 이 뒤꽂이는 쪽 위쪽 혹은 양켠에 비스듬히 뉘여 꽂게 마련인데, 쪽 좌우에 꽂기도 하여 위급시엔 침을 대신하기도 했다. 간혹 ‘긁개’ 구실을 할 때도 없지 않다. 뒤꽂이의 몸체가 은(銀)인 까닭은 인체에 무해하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또한 실용적인 면을 겸한 것으로는 귀이개, 빗치개, 뒤꽂이 등이 있다. 빗치개는 여인에게 머리를 빗는 도구 중에서 빗 외에 가장 필요한 것으로서 가리마를 갈라 머리를 정리하는데 사용될 뿐만 아니라 밀기름을 바르는 도구였고, 빗살 틈에 낀 때를 빼는데 썼다. 뿔, 뼈, 쇠붙이 등으로 만들며, 질의 우열, 크기의 차이 등 모양이 다양하다. 대개 빗·빗접·족집게·살쩍밀이·분통 등과 함께 경대에 간직해 두었으나 쪽찐머리에 꽂아 머리를 장식하기에 알맞은 형태로 만들어 머리장식물로 사용하기도 하였다.
오래된 뒤꽂이는 국보 제 159호인 금제삼족뒤꽂이(金製三足)가 있는데 이는 6세기경 백제시대의 것으로 알려졌다. 오늘의 공주시 무령왕릉에서 발견됐다.
재미있는 것은 이 꽂이들은 서양인들이 애용하는 머리핀과 모양이 흡사하여 흥미롭다. 그리고 그들의 머리핀보다 훨씬 화려하고 아름다우니 한국인의 멋 감각이 훨씬 앞선다는 결론을 얻게 되는 것이다. 우리 조상들이 장식과 실용성을 겸비한 것을 늘 몸에 지니고 다니며 생활했다는 지혜가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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