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3-15 격주간 제672호>
<영농현장> 서해바닷가에 무르익는 금빛 영농의 꿈

 천 인 창 직전회장
 (인천 옹진군4-H연합회)

해안가에 자리 잡은 1700여㎡의 복숭아나무가 따스한 햇살에 눈을 뜨던 봄날, 인천광역시 옹진군4-H연합회 직전회장인 천인창 회원(28·옹진군 북도면 신도리)을 찾았다. 천 회원은 농기계를 손보고 복숭아나무를 전지하는 등 본격적인 영농준비를 서두르고 있었다. 개펄에서는 시원한 바닷바람이 불어와 천 회원의 이마에 흐르는 땀을 씻어주었다.

테마마을로 지정받기 위해 노력

“올해는 테마마을로 지정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지역 여건을 최대한 살려 체험위주의 관광농원을 만들려고 합니다. 소비자들이 이곳을 찾아 복숭아와 포도를 직접 재배하고 영농과 바다체험도 아울러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천 회원은 착실하게 키워가고 있는 자신의 영농계획을 이처럼 얘기했다.
천 회원이 살고 있는 신도는 우리나라의 관문인 인천공항이 자리 잡고 있는 영종도 산목선착장에서 페리호를 타고 10분 거리에 있는 섬이다. 공항이 들어서면서 영종도까지 교통이 편리해졌고 따라서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도 많이 늘어났다. 특히 드라마 ‘풀 하우스’, ‘연가’의 세트장이 있어 일본과 중국의 관광객들도 자주 찾고 있다.
천 회원은 현재 포도를 주작목으로 하고 있는데, 노지 6600여㎡, 하우스 1000여㎡를 재배하고 있다. 또 복숭아 1700여㎡와 장뇌삼 3300여㎡를 통해 소득을 올리고 있다. 바닷가에 있어 당도가 높고 저장성이 뛰어나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좋다. 하우스포도는 관광객들에게, 또 노지포도와 복숭아는 인천지역의 소비자들에게 모두 직거래로 판매되고 있다.
또 틈틈이 바다에 낚시를 나가 봄철에는 쭈꾸미를, 가을철에는 꽃게를 잡는 등 어업도 병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포크레인도 구입했다. 자신의 농장에도 필요하고 이 지역의 농장뿐만 아니라 각종 공사현장에서 일을 해 소득을 높이기 위해서다.
천 회원이 본격적으로 영농에 뛰어 든 것은 지난 2003년 한국농업대학을 졸업하면서부터였다. 집 근처에 있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인천에서 고등학교를 다닌 후 부친이 일궈놓은 농업을 잇기 위해 농대에 들어가 과수를 전공했다.
천 회원이 졸업한 북도중학교는 그를 마지막으로 졸업시키고 폐교가 되었지만 여기서 4-H를 처음 만났다고 한다. 중학교4-H활동으로 4-H의 이념에 익숙했던 천 회원은 대학 재학 중에도 옹진군4-H연합회에서 활동했다.
“전에는 제 성격이 매우 소심했습니다. 4-H활동을 처음 할 때만 해도 남들과 잘 얘기도 못했는데 지금은 쾌활한 성격을 갖게 됐습니다. 물론 남하고도 대화를 잘 하게 되었지요.” 이처럼 말하는 천 회원은 4-H를 통해 자신의 성격이 좋아지고 리더십을 기르게 된 것을 큰 자산으로 꼽고 있다.
현재 옹진군에는 영농4-H회원이 3명에 불과하다. 신도에 있는 천 회원과 영흥도에 1명, 장봉도에 1명이다. 이들은 섬으로 되어있는 옹진군의 농업을 이끌어갈 주역이다. 천 회원은 지난 2003년부터 2006년까지 옹진군4-H연합회장을, 2006년도에는 인천광역시4-H연합회 부회장을 맡아 활동해 왔다.

영농회원 3명이 섬마을 농업 주역

<조심스럽게 정성을 다해 장뇌삼을 캐고 있는 천인창 회원.>
신도에도 젊은 영농인은 자신이 가장 어리고 모두 선배들이라는 것. 그래서 동네 선후배와 관공서 직원들이 친목을 나누기 위해 조기축구회를 조직했다. 천 회원도 여기에 가입해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 축구를 하며 우정을 쌓고 있다.
영농을 하면서 어려운 점은 지역 여건상 일에 비해 돈이 안 된다는 점이다. 배삵, 통행료, 연료비 등이 많이 든다는 것. 또 농장 위쪽에 있는 산을 개간해 농지를 넓히려 해도 지목변경이 안되고, 땅값도 너무 올라 구입도 쉽지 않다고 한다. 이런 난관도 있지만 이 지역의 교통이 편리해지고 관광지로 떠오르면서 소비자와 직접 만날 수 있는 이점을 최대한 살려 꼭 농업으로 성공하겠다는 포부를 밝힌다.
천 회원은 ‘즐기면서 하는 농업’을 추구하고 있다. 영농 틈틈이 자신이 소유한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 낚시를 하는 재미도 상당하다고. 요즘은 망둥어와 송어가 많이 나오고 한번 나가면 먹을 만큼은 잡힌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삶을 함께 할 배우자를 아직 만나지 못한 것. 천 회원이 갖고 있는 ‘성실’이라는 무기와 ‘성공한 농업인’이라는 꿈에 동참할 배우자가 올해에는 반드시 나타날 것이라고 확신한다.
천 회원을 만나 하우스와 복숭아밭, 장뇌삼 경작지 그리고 신도와 시도 섬을 돌아보는 동안 개펄에 밀려오는 밀물에 햇살이 유난히 반짝이고 있었다. 마치 서해 바닷가에 펼치고 있는 천 회원의 금빛 영농의 꿈이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라는 믿음을 갖기에 충분했다. 〈조두현 기자〉

목록
 

간단의견
이전기사   돌발 병해충 초기대응반 가동
다음기사   전환기 4-H운동 능동적 대처로 새로운 도약 모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