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3-01 격주간 제671호>
<영농현장> 한우물만 파는 감자골 4-H의 숨은 진주

김 원 중 회원 
(강원 횡성군4-H연합회)

전국 한우브랜드 소비자 선호도 1위, 2004년 전국 축산물 브랜드전 최우수상 수상, 2005년 상반기 전국 최우수 명품 선정, 전국소비자시민모임 최우수 축산물 브랜드 선정, 농협중앙회 축산물 명품인증 1호 수상, 한우품질 1등급 출현율 87% 상회….
앞에 열거한 사항들이 모두 전국 최고의 한우로 유명한 횡성한우와 관련된 것들이다. 이외에도 횡성한우를 나타내는 수식어들이 부지기수일 정도로 온 국민의 뇌리 속에는 횡성하면 한우, 한우하면 횡성이라는 공식이 무의식중에 자리 잡혀 있다. 바로 이곳에 한우와 동고동락하는 든든한 청년4-H인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는데 그 주인공은 다름 아닌 강원 횡성군4-H연합회 김원중 회원(27·횡성군 서원면 석화리)이다.
“IMF 환란사태로 인해 집안의 가세가 완전히 기울었었지요. 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꿋꿋이 일어서고 있는 중입니다”라고 말문을 여는 김원중 회원은 한국농업대학 축산과를 졸업한 지난 2003년부터 횡성에서 한우를 사육하고 있는 건실한 청년이다.

부친의 실패 딛고 일어 선 오뚜기

10여년 전 가족 모두를 실의에 빠지게 한 부친의 실패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거울삼은 김 회원은 현재 한우 60두를 혼자의 힘으로 씩씩하게 키우고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대도시로 하나 둘씩 빠져나가는 친구들의 유혹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아버지가 못다 이룬 꿈을 이루겠다는 신념 하나로 고향을 지키고 있는 김 회원. 한우 외에 다른 농산물도 함께 재배하는 여타 회원과는 달리 오로지 한우 하나에만 매달리고 있단다.
“제가 능력이 모자라 한꺼번에 여러 가지 일을 못하거든요”라고 자신을 한껏 낮추는 그는 한우 사육에 집중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를 소개한다.
한국농업대학생이라면 재학 중에 1년 동안은 의무적으로 일선 영농현장에서 실습을 하게 되는데, 그 당시 춘천농업단지에서 첨단 사육법을 터득한 것이 가장 큰 밑거름이 됐다고.
사람도 친환경의 영양가 높은 음식물을 섭취하면 더욱 건강하고 튼튼해지듯이 소와 같은 축산물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사료의 질을 높인다면 목축사업이 승산이 있다는 것을 확신하게 됐단다.
하지만 현실은 김원중 회원을 도와주지 못하고 있다. “고가의 사료 값으로 인해 지금은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죠”라고 쓴 웃음을 짓는 김 회원. 하지만“3년 후부터는 반드시 흑자 전환을 위해 우사 1동을 신축하고 1등급 한우를 200두까지 늘리기 위한 확실한 복안을 갖고 있다”며 자신감 넘치게 얘기한다.
원주농고(현 영서고) 시절부터 4-H회원이었다는 그는 매우 적극적으로 활동했다며 당시 학교4-H회 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단다.

고교4-H활동 경험 소중

“학교4-H회 활동의 다양한 경험들이 지금도 영농에 종사하거나 일반생활을 해나가는데 소중한 자산이 되고 있습니다”라며 말하는 김 회원. “4-H활동을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점이 옥수수, 고구마 등을 재배하는 과제포를 운영하는 것인데, 특히 혹서기에 4-H회원들이 구슬땀 흘리며 협동심을 발휘할 때 우리는 4-H공동체라는 것을 알게 되죠”라고 덧붙인다.
한편 그의 4-H활동에 관한 일면을 보면 2006년도에 강원도4-H연합회 홍보부장을 맡았고 작년에는 도과제부장을 역임하며 바쁜 농사일에도 불구하고 4-H활동에도 소홀함이 없다. 특히 도임원을 맡으면서 고교4-H회 리더로서의 경험들이 십분 발휘됐다고 자평한다.
그간 4-H활동을 하면서 아쉬운 점이나 개선할 점에 대해서는 “지도기관이나 후원회에 너무도 의존적인 회원들의 자세가 안타깝다”라며, “회원들이 보조사업 및 지원금에만 집착하지 말고 수익자 부담원칙에 따라 연합회원 스스로의 자부담으로 자체사업을 할 수 있는 자립심이 절실하다”고 일침을 가한다.
“제게 있어 4-H는 산소와 물과 같은 존재입니다”라고 말하는 그는 아직도 4-H의 숭고한 이념 및 역사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단계이지만 같은 품목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유익한 정보를 공유하기도 하며 젊은이들끼리 친목을 다질 수도 있어 한적한 농촌생활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고 자랑을 늘어놓는다.
근면, 성실과 뚝심으로 항상 지역공동체에서 앞장서 나아가는 김원중 회원. 게다가 자주적인 마인드까지 갖춘 김 회원의 살아있는 눈동자를 보며 지역4-H발전의 푸른 미래를 바라 볼 수 있었다. 〈정호주 기자〉

■현장에서 만난 지도사

이 성 진 〈횡성군농업기술센터 지도사〉

“횡성한우 만큼이나 듬직하고 건실한 회원이 바로 김원중 회원입니다”라며 횡성군농업기술센터 이성진 지도사는 말한다. 특히 한우의 마케팅 부문에 뛰어난 혜안을 가지고 있어 다른 회원들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고.
“부모님에게 물려받은 농산물과 축산물을 그대로 경작 또는 사육하는 다른 청년 농업인들과는 달리 항상 비전을 갖고 체계적인 절차를 밟아가는 김 회원의 자세가 매우 든든하다”며 자랑의 끈을 놓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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