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둔
<한데에서 밤을 지냄>
늦은 시간 서울역에 가보면 노숙자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추운 겨울에는 추위를 피해 역사 안에서 잠을 자지만, 날씨가 좋은 계절에는 광장 한 켠에 자리를 깔고 땅을 베개 삼아 잠을 잔다. 이들 노숙자처럼 한데에서 밤을 지내는 것을 ‘한둔’이라 한다. 물론 야영을 하며 밖에서 밤을 지내는 것이나 사냥을 위해 산에서 밤을 지내는 것 등도 ‘한둔’이다.
‘한’은 ‘한데(사방과 하늘을 가리지 않은 곳)’의 ‘한’과 같으며, 길게 발음한다. ‘초숙(艸宿), 초침(艸寢)’과 의미가 같으며, ‘노숙(老宿), 한뎃잠(한데에서 자는 잠)’등과 의미가 유사하다.
근대다
<몹시 성가시게 하다>
반갑지 않은 사람이 찾아오면 그 자체가 부담이 된다. 이 사람이 어려운 부탁이라도 하면서 성가시게 굴면 정말 피곤해진다. 이렇듯 상대에게 몹시 성가시게 구는 것을 ‘근대다’라고 한다. “생활이 궁하더라도 너에게 근대러 온 것이 아니니 걱정하지 마라”와 같이 쓸 수 있다.
이 ‘근대다’에 접두사 ‘치-’가 덧붙은 단어가 ‘치근대다’이다. ‘치근대다’는 ‘근대다’보다 성가시고 귀찮은 정도가 더욱 심한 상태를 지시한다. ‘근대다’에는 ‘남을 비웃고 놀리다’라는 뜻도 있다. “얼굴을 보고 근대는 습관은 정말 잘못된 것이다”에 쓰인 ‘근대다’가 그와 같은 것이다.
매조지다
<일의 끝을 단단히
단속하여 마무리하다>
아무리 좋은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에 따라 착실히 일을 했어도 그 결과가 나쁘게 나오면 헛수고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일의 끝머리를 잘 마무리할 필요가 있다. 일의 막바지에 오면 일의 끝을 단단히 단속하여 깔끔하게 매듭을 지어야 한다.
이와 같이 일의 끝을 단단히 잘 마무르는 것을 ‘매조지다’라고 한다. ‘매조지다’는 동사 어간 ‘매-’와 ‘조지-(일이나 말이 허술하게 되지 않도록 단단히 단속하다)’가 결합된 합성 동사여서 ‘매듭을 지어 단속하다’라는 뜻임을 쉽게 알 수 있다. ‘매조지다’의 어간 ‘매조지-’가 명사로 굳어져 ‘일의 끝을 맺어 마무르는 일’이라는 의미를 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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