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2-15 격주간 제670호>
토박이 말

고명딸
<아들 많은 집의 외딸>

‘자기가 먹을 것은 스스로 타고 난다’고 생각했던 시절에는 아이가 들어서는 대로 낳았다. 그래서 아들, 딸이 예닐곱 명 되는 집이 수두룩했었다. 그 예닐곱 명의 자식 가운데 아들이 대부분이고 딸이 하나인 경우도 있었다. 그 아들 많은 집의 외딸을 ‘고명딸’이라고 하여다.
‘고명’은 본래 음식의 모양과 빛깔을 돋보이게 하고 음식의 맛을 더하기 위해 음식 위에 얹거나 뿌리는 재료를 가리킨다. 음식을 만들 때 주재료 위에 고명을 곁들이듯, 아들만 있는 집에 고명처럼 예쁘게 얹힌 딸이라고 하여 ‘고명딸’이라 한 것이다.
출산율이 급속히 떨어진 요즘에는 ‘외아들’ 아니면 ‘외동딸’이어서 ‘고명딸’이라는 말은 이제 쓸모가 없는 말이 된 듯하다.



철겹다
<제철에 뒤져 맞지 아니하다>

추운 겨울인데 반팔 차림으로 다니거나, 여름이 코에 닥쳤는데도 두꺼운 겨울 양복을 입고 다닌다면 꼴불견이다. 제철에 맞지 않게 옷을 입었기 때문이다. 제철에 뒤져 맞지 않는 것 옷뿐만이 아니다. 여름철이 아닌 데도 많이 오는 ‘비’, 겨울이 지나 봄이 왔는데도 쏟아지는 ‘눈’등도 마찬가지이다. 이렇듯 제철에 뒤져 맞지 아니하는 것을 ‘철겹다’라고 한다.
‘철겹다’는 ‘철’과 ‘겹다’가 결합된 어형이다. ‘겹다’가 ‘때가 지나거나 기울어서 늦다’라는 뜻이므로 ‘철겹다’의 본래 의미는 ‘철이 지나다’가 된다. 철이 지난 것은 의당 어울리지 않고 제격에 맞지 않는다.



배참
<꾸지람을 듣고 그 화풀이를 다른 데다 함>

윗사람에게 꾸중을 들으면 기분이 썩 좋지 않다. 아무리 잘못을 하여 듣는 꾸중이라 하더라도 기분이 언짢은 것은 숨길 수 없다. 공연히 들은 꾸중이다 싶으면 화까지 치민다. 그렇다고 윗사람에게 화를 내기는 어렵고 애꿎은 사람에게 화를 낸다. ‘시어미 미워서 개 옆구리 차는 꼴’이다. 이렇듯 꾸지람을 듣고 그 화풀이를 다른 데다 하는 것을 ‘배참’이라 한다. 심한 꾸중을 들어 화가 머리끝까지 나 있는 사람 곁에는 가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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